지난 14일 경북 상주의 한적한 농촌마을에서 발생한 ‘음료수 독극물 사건’ 이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북지방경찰청과 상주경찰서가 사건 발생 사흘째인 16일까지 범죄 해결을 위한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우선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음료수에 살충제를 넣었다고 보고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마을회관 냉장고에 살충제가 든 음료수를 넣었다는 점에서 고의성이 짙다고 보는 것이다.
모두가 안면식이 있는 농촌마을 특성상 외부인의 소행일 가능성이 크지만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탐문수사에서 ‘외부인을 봤다’는 진술은 없었다. 마을잔치가 열린 지난 13일은 물론 사건이 발생한 14일에도 외부인을 봤다는 목격자는 없었다. 마을 입구에 있는 CCTV도 확인했지만 수상한 차나 외부인을 발견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경찰은 마을 사정을 잘 아는 내부인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마을회관 안팎에는 CCTV가 없어 누가 이곳을 드나들었는지 시간대별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이 마을에는 42가구 86명이 살고 있다. 또 주민 사이에 심한 다툼이 있었다는 주민들의 진술도 없는 상태다. 음료수 병에 대한 지문감식도 실시했지만 특이점은 발견하지 못했다. 경찰은 정황상 가능성은 낮지만 누군가가 실수로 독극물을 탔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처럼 경찰이 뚜렷한 단서를 찾지 못하면서 미제 사건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이번 사건과 범행 수법이 유사한 과거의 독극물 사건들도 수사 초기 단서 확보에 실패하면서 범인 검거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건이 2007년 경북 영천의 한 전통시장에서 발생한 ‘농약 드링크’ 사건과 2004년 대구 달성공원에서 발생한 ‘살충제 요구르트’ 사건이다. 두 사건 모두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농약이 들어간 음료수를 마시게 한 뒤 피해자들을 숨지게 했지만 지금까지 범인을 검거하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누가 왜 살충제를 음료수
[상주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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