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광수 부부 동성혼 소송 심리 시작, 19살 나이 차와 성별의 벽 딛고…
↑ 김조광수/사진=MBN |
동성 부부의 법적 권리를 인정해달라는 국내 첫 소송의 심리가 6일 열렸습니다. 지난달 26일 미국 연방대법원의 동성 결혼 합법화 결정 이후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동성혼 소송 심리입니다.
서울서부지법은 영화감독 김조광수(50)·레인보우팩토리 대표 김승환(31)씨가 서울 서대문구를 상대로 낸 '가족관계등록 공무원의 처분에 대한 불복신청 사건' 첫 심문기일을 이날 오후 시작했습니다.
심리는 가족관계등록 비송사건을 전담하는 이기택 법원장(사법연수원 14기)이 맡았습니다.
김조 감독 부부는 2013년 9월 결혼식을 올린 뒤 그해 12월 서대문구에 혼인신고서를 제출했으나 구는 "동성 간 혼인은 민법에서 일컫는 부부로서의 합의로 볼 수 없어 무효"라는 취지로 신고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에 이들 부부는 "민법 어디에도 동성 간 혼인 금지 조항이 없고, 혼인의 자유와 평등을 규정한 헌법 제36조 1항에 따라 혼인에 대한 민법 규정을 해석하면 동성혼도 인정된다"며 지난해 5월 서울서부지법에 불복소송을 냈습니다.
김조 감독 부부는 이날 심리 전 법원 앞에서 취재진에 "사랑의 자격은 사랑으로 충분하고 법 역시 국민의 행복 추구권을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며 "대한민국 국민은 모두 법 앞에 평등하다는 헌법정신이 법원에서 밝혀지도록 최선을 다해 재판에 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심문기일이 열린 서부지법 앞에는 취재진 50여명이 몰려 이번 사건에 대한 큰 관심을 반영했습니다.
소송은 지난해 5월 제기됐으나 그간 양측의 준비서면과 답변서만 재판부에 제출됐고, 올해 들어 3차례나 기일이 변경된 끝에 마침내 심리가 이뤄졌습니다.
50여명에 이르는 원고 측 소송대리인단 가운데 이날 주심변호사인 류민희 변호사를
원고인 김조 감독 부부와 변호인단, 성소수자 인권단체 '성소수자 가족 구성권 보장을 위한 네트워크'는 이날 심리가 끝나고 서부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심리 내용을 설명하고 입장을 밝힐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