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30대 임산부가 외딴 산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 아기를 낳은 뒤 사흘간이나 탈출로를 못찾다가 산불을 내 극적으로 구조됐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오로빌에 사는 앰버 팽본(35) 씨는 지난 25일(현지시간) 아기를 낳기 위해 친정집에 가려다 플러머스 카운티 국유림 근처에서 길을 잃었습니다.
팽본 씨는 다급한 마음에 친정집에 긴급사항을 알리려고 휴대전화를 켰지만 통화를 할 수 없었습니다. 인근에 기지국이 없어 통화가 불능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설상가상으로 자동차 휘발유마저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예전에 '지름길이 있다'는 얘기를 떠올린 그녀는 자동차를 버려둔 채 인가나 길을 찾으려 숲 속에서 헤매다 오히려 완전히 고립됐습니다.
그때 갑자기 진통이 오기 시작했고 어쩔 수 없이 팽본 씨는 숲 속에서 홀로 여자 아기를 낳아야 했습니다.
아기를 낳자 냄새를 맡고 벌과 모기들이 달려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녀는 벌과 모기들이 딸에게 달려들지 못하도록 꼭 껴안은 채 벌과 모기들에 자신을 내줘야 했습니다.
팽본 씨는 사흘간 숲속에서 필사적으로 길을 찾아 나섰지만, 길은 영영 보이지 않았습니다. 집에서 갖고 온 사과 몇 알과 생수 몇 개로 버텨야 했습니다.
마침내 그녀는 최후의 수단을 생각해냈습니다. 산불을 내면 누군가 불길을 보고 자신을 찾아줄지 모른다는 '막연한' 생각에 불을 냈습니다.
예상과는 달리 불은 쉽게 붙지 않고 연기만 피워 올랐습니다. 팽본 씨는 살아날 가망이 없다고 체념했습니다.
하지만, 팽본 씨와 딸은 몇 시간이 지나 연기를 보고 달려온 산림청 직원들에게 극적으로 구조됐
그녀는 지역방송인 KCR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갓낳은 아기와 함께 죽는 줄만 알았다"면서 "산림청 직원들이 달려왔을 때 나는 너무 행복해서 울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팽본 씨는 오로빌 병원에서, 딸 마리사는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 병원(UC데이비스)에서 각각 치료를 받다가 29일 재상봉했다고 KCRA 방송은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