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가 500여년 만에 삼국유사 목판을 다시 새긴다. 경북도는 30일 군위군, 한국국학진흥원 등과 함께 2017년까지 30억원을 들여 삼국유사 목판 3개를 만든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현존하는 삼국유사 판본 가운데 조선 초기 판본, 조선 중기 판본 등을 모델로 삼아 목판을 복원하고 각 판본을 모아 정리한 ‘경북도 교정본’을 별도의 목판으로 제작하는 사업이다.
이를 위해 도는 최근 전국 공모로 삼국유사 전문 목판장 8명을 최종 선발했으며 다음 달부터 조선 중기 판본을 새기는 작업을 시작해 오는 11월 완료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조선 초기 판본, 2017년에는 경북도 교정본 등을 각각 판각한다.
인출된 책자는 대학, 도서관, 연구기관 등에 보급해 삼국유사의 이해와 고대사 연구의 기초자료로 제공된다. 판각된 3개의 목판 세트는 신도청과 군위군, 한국국학진흥원에 각각 보관돼 일반인에게 공개된다. 도는 지난해 이 사업을 위해 테스크포스팀을 구성하고 국비를 확보하는 한편, 학술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사업추진의 당위성을 마련했다. 올 초에는 국내 최고 전문가를 추진위원과 자문위원으로 위촉하고 판본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자문위원회를 10여차례 열어 고증했다. 도는 삼국유사 목판 작업에 대해 객관적이고 정확한 공정을 거치기 위해 홈페이지를 구축하고 추진 전 과정을 공개할 예정이다.
한편, 삼국유사의 저자, 보각국사 일연선사는 1206년 경북 경산에서 태어나 포항 청도 달성 경주 등지를 거쳐 군위 인각사에서 삼국유사를 집필하고 1289년 입적했다. 총 5권 2책으로 이루어진 삼국유사(국보 제306호)는 목판으로 제작돼 다수의 인쇄본이 발간됐지만 1512년 경주부윤 이계복이 간행한 임신본을 마지막으로 목판은 자취를 감추게 된다. 단군신화를 전하는 유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삼국유사는 역사의 보고이지만 13여 종의 판본만 남아있을 뿐 목판본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며 “신도청 시대를 기념하기 위해 삼국유사 목판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구 = 우성덕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