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아흔된 참전용사 “유공자 인정에 61년 걸렸네요”

한국전쟁에 참전해 큰 부상을 당한 서정열(90)씨가 이름이 잘못 기재된 병적기록부 때문에 전역 61년만에 국가유공자로 인정받게 됐다.
23일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서 씨는 1947년 국방경비대에 입대했다. 1950년 8월 서 씨는 경북 영덕전투에서 부상을 당해 두달 동안 입원을 하게 됐다. 이 때 자신의 병적기록표에 입대연도가 1949년으로, 이름은 ‘김칠석’으로 기재된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 군 당국에 수정을 요구했지만 전쟁 중이라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 씨는 1951년 강원 지역 고지전투에서 흉부와 머리에 총탄을 맞아 1954년 전역했다.
전역 후 서 씨는 계속 김칠석이란 이름으로 살아오다 모든 국민에게 주민등록번호가 부여된 1969년 ‘서정열’이라는 본명을 되찾게 된다. 그러나 ‘김칠석’과 ‘서정열’이 동일인이라는 주장을 누구도 귀기울여 주지 않았고, 결구 서 씨 자녀들이 권익위에 민원을 제기했다.
권익위는 서 씨와 김칠석의 부상부위가 동일한 점, 서 씨 자녀들의 초등학교 생활기록부에 보호자가 김칠석으로 기록돼 있는 점 등을 근거로 육군본부에 병적 정정정 심의를 요청했고, 육군은 이를 받아들여 관련 병적을 수정했다.
국가보훈처는 서 씨를 국가유공자 전상군경으로 등록했고, 서 씨는 이번 달부터 전역후 61년만에 국가유공자 보상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채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