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확산하는 가운데 충북에서 초등학교 교사가 확진 환자를 만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휴업을 결정하는 학교와 유치원이 잇따르고 있다.
3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오전 11시 현재 도내 유치원 9곳, 초등학교 17곳, 중학교 8곳, 고등학교 2곳 등 36곳이 짧게는 이날 하루, 길게는 오는 5일까지 사흘간 휴업에 들어간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날 도내 한 초등학교 교사가 지난달 23일 병문안한 아버지가 메르스 확진 환자로 판명 나면서 불안감을 느낀 학부모들의 휴업 요구가 빗발친 데 따른 것이다.
휴업한 유치원과 학교 가운데 5곳은 환자 접촉 교사가 재직 중이거나, 그와 만난 동료교사들이 근무하는 등 역학관계에 있는 곳이다.
하지만 나머지 학교와 유치원은 이와 직접적인 관계는 없으며, 해당 교사가 근무하는 학교와 가깝다는 이유로 학부모들이 휴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메르스 확산을 우려한 학부모들의 요구로 휴업을 결정하는 학교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이 불안해하고 있지만, 정작 메르스 확진 환자를 만난 교사는 지난 2일 충북도 보건환경연구원 검사에서 음성으로 밝혀졌다.
도 보건환경연구원은 메르스 발병까지 보름간의 잠복기가 있다는 점에서 오는 6일께 이 교사에 대한 가래 등 검사물을 다시 검사한다는 계획이다.
이때도 의심 증세가 나타나지 않으면 메르스와 무관하다는 판정을 받게 된다.
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각급 학교의 수학여행과 체험학습 취소도 잇따랐다.
도내 모 여중은 3∼5일 예정됐던 2학년 수학여행과 1학년 체험학습을 무기 연기했다.
도내 한 교육지원청은 3일 열기로 했던 초등학교 교감협의회와 직원 성희롱 예방교육을 취소했다.
충북지방경찰청도 오는 5일 도내 고교생 80명을 대상으로 경기도에서 열려던 안보체험 프로그램을 미뤘다.
학부모 등의 요구로 운영을 일시 중단하는 학원도 생겼다.
휴업을 하는 학교 인근의 학원가는 3일부터 짧게는 하루, 길게는 사흘간 문을 닫기로 했다.
도교육청도 학부모의 불안감을 덜어주고자 이날 학원연합회에 운영 등을 자제하도록 요청했다.
또 의심환자가 발생하면 휴원하고 도교육청에 즉시 알려달라고 당부했다.
도교육청은 전날 김광호 부교육감을 반장으로 한 대책반을 꾸린 뒤 각급 학교에 수학여행과 단체활동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도내 각 지자체도 메르스 확산을 막고자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조길형 충주시장과 윤범로 시의회 의장 등은 애초 3∼10일 중국 교류도시 3곳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메르스 파장이 확산하면서 출장을 취소했다.
제천시는 오는 5일 열 금요힐링콘서트와 7일로 예정됐던 도지사배 박달재 전국산악자전거대회를 취소했다.
제천시는 또 오는 10∼13일 세명대 체육관에서 열리는 아시아 리듬체조경기대회 취소 여부를 체조협회와 협의하고 있다.
진천군 백곡면 자율방범대는 오
다만 충북도는 행사를 취소하면 되레 불안감을 키울 수 있다고 보고 청남대 대통령 기록사업 준공 기념식(4일)을 예정대로 열기로 했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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