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장애 딸 묶고 다닌 아버지…2심 '선처'

【 앵커멘트 】
지적 장애가 있는 딸을 끈으로 묶고 다니는 등 학대를 일삼아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아버지가 2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습니다.
무조건 처벌하기보다는 주위의 관심과 도움이 더 필요하다는 게 이유였는데요.
전정인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적장애 1급인 15살 딸을 둔 60살 이 모 씨.

딸과 마찬가지로 지적 장애를 겪고 있는 이 씨는 외출할 때는 끈으로 딸의 허리와 자신의 몸을 묶어 끌고 다녔습니다.

또 딸을 집에 가두고 소리를 지르는가 하면 술에 취해 딸의 무단결석과 가출을 방치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가출한 딸은 성폭행을 당하는 아픔을 겪기까지 했습니다.

결국, 이 씨는 아동복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딸을 행복하고 안전하게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할 아버지로서 용납하기 어려운 행위를 저질렀다는 겁니다.

하지만, 2심은 1심의 형이 다소 무겁다며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딸 허리에 끈을 묶고 외출한 것은 비정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장애인 딸을 보호하기 위한 나름의 방책이라고 봤습니다.

또 이 씨에 대해 처벌보다는 이웃과 사회의 관심과 보호가 더욱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수감 중이던 이 씨는 석방돼 딸 곁으로 돌아갔고, 3년 동안 보호관찰을 받게 됐습니다.

MBN뉴스 전정인입니다.

영상편집 :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