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천 전 서울대 총장(현 울산대 총장)이 1일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고별강연회를 갖고, 서울대를 떠나는 심정과 정치·사회적 갈등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오 전 총장은 “비록 몸은 떠나더라도 마음은 계속 서울대에 있을 것”이라며 정든 교정을 떠나는 아쉬움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이날 강연에는 오 전 총장의 제자인 김동욱 행정대학원장을 비롯해 교수들과 행정대학원 학생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오 전 총장은 이 자리에서 사회에 대한 쓴소리를 꺼냈다.
그는 “한국의 경제 양극화와 정치적 갈등의 원인은 강자가 약자를 배려하지 않고, 아픔에 공감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선거에서 60대 40으로 이겨서 당선되더라도 40이 가진 아픔과 요구에 대해 폭넓게 수용하는 게 새로운 힘을 가진 사람이 갖출 자세”라고 한국정치를 겨냥했다.
오 전 총장은 “최근 우리사회는 원심력이 점차 커지고 구심력이 점차 작아지고 있다”며 “국회에서 정치적 의사결정은 서로 상대방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포기한 것처럼 보인다”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사회에서는 절대적으로 옳은 사안은 없고 항상 반대하는 사람이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반대자와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노력이고 권력은 나눌 때 진정한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 전 총장은 “21세기 리더의 조건은 반대자에 대한 공감대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하는 리더”라며 “권력은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반대자도 수용할 수 있는 리더십을 갖춰야 공동체의 경지가 높아진다”고 말했다.
그는 “소통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나의 과실로 받아들일 수 있을 때 반대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며 “과정과 절차가 내용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전 총장은 서울대 학생들을 향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그는 “서울대 학생들에게는 인간에 대한 사랑을 공동체의 가치로 집약하려는 노력을 할 책임이 있다”며 “인간에 대한 이해와 사랑이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오 전 총장은 “법인화 문제로 학생들이 본관을 점거했을 때 정말 힘들었다”며 “학생들의 본부점거 당시 첫째 목표는 학생
오 총장은 1974년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후 뉴욕대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3년부터 31년 동안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로 재직하고 2010년부터 4년간 서울대학교 제25대 총장을 지냈다.
[안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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