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일 났다. 경찰서에 가야 한다.'
지난 2011년 3월 19일 A(29)씨의 집 근처로 전날 함께 술을 마신 지인 이모(33)씨가 다급하게 찾아왔습니다.
술자리에 불러 놀던 도우미 여성이 A씨를 성폭행으로 신고했다는 것입니다.
A씨가 인터넷 채팅을 하다가 알게 된 이씨는 자신이 먼저 경찰 조사를 받은 뒤 풀려났다며 지금 A씨도 경찰에 출석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씨는 경찰조사에서 수갑을 차는 등 고생을 했다며 손목에 선명하게 남아있는 붉은 자국도 보여줬습니다.
덜컥 겁이 났던 A씨는 "1천만원만 있으면 도우미 여성이 고소를 취하할 수도 있다"는 이씨의 말을 의심해보지도 않고 대출을 받아 이씨에게 돈을 건넸습니다.
며칠 뒤 이씨는 연락이 끊어졌고 그제야 A씨는 속은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4년 뒤인 지난달. A씨가 이씨를 신고하기 위해 경찰서를 찾아왔습니다.
이달에야 겨우 이씨에게 당한 사기 피해 대출금 1천만원을 모두 갚았고, 이제는 이씨의 처벌을 원한다고 밝혀왔습니다.
경찰조사 결과 A씨의 신고 내용은 모두 사실
해당 도우미 여성은 성폭행 신고를 한 적도 없었고, 이씨가 조사를 받았다는 것도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습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이씨가 A씨를 속이려고 손톱으로 손목부위를 꾹꾹 눌러 가짜 수갑 자국을 만들기도 했다"며 범행 수법에 혀를 내둘렀습니다.
부산 북부경찰서는 15일 사기 혐의로 이씨를 불구속 입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