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올 9월부터 미시경제학의 ‘대가’ 이준구 서울대 명예교수의 강의를 무료로 온라인을 통해 접할 수 있게 된다. 국내 대학의 강의를 일반인이 온라인으로 무료로 수강하도록 하는 ‘한국형 무크’(K-MOOC) 서비스가 올 하반기부터 전격 도입되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이같은 ‘무크’ 사업에 48개 대학이 신청해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별도 선정평가위원회의 서면·대면 평가를 거쳐 10개 대학 27개 강좌를 선정했다고 16일 발표했다.
선정된 대학 중 서울대의 경우 학문의 깊이 있는 연구를 위해 무크를 접목한다는 방침 아래 이준구 명예교수의 ‘경제학 들어가기’ 등 2과목을 개발해 선보이기로 했다. 미국 프린스턴대 박사 출신인 이 교수는 종합부동산세 개편, 한미 FTA 등을 경제학자 눈으로 통찰한 ‘쿠오바디스 한국경제’ 등 저서로도 유명하다.
연세대는 학내의 교수학습지원, 도서관, 전산원 기능을 통합해 무크 전담 조직(OSE)을 구성했으며, 저명한 문학평론가인 정명교 교수(필명 정과리)의 ‘문학이란 무엇인가’ 등 3과목을 개발할 예정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해외 무크인 코세라에 개설해 약 1만5000명이 수강한 ‘음향학’ 강좌를 운영한 경험이 있는 김양한 교수의 ‘동양학’ 등 2과목을 준비할 계획이다.
특히 고려대와 이화여대는 무크 강좌를 학내 정규교과로 개설해 학생에게 학점으로 인정키로 했고, 한양대는 무크를 서울 권역 학점교류 이러닝 과목으로 채택해 대학간 학점인정과정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한국형 무크 서비스를 위해 선정된 10개 대학에 1억원씩 총 10억원을 지원하고 대학들이 자체적으로는 20억원을 부담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이번에 선정된 대학 외에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이 제공하는 대학 공개강의 중 내용이 우수한 약 10개 강의를 한국형 무크 강좌로 변환할 계획이다. 무크는 우선 한국어로 진행되고 영어 자막이 제공될 예정이며 모든 국민이 자유롭게 접속해 무료로 수강할 수 있도록 서비스된다.
교육계 관계자는 “무크가 활성화되면 이미 기존 강의를 파악하는 학생들이 많아 몇년째 같은 내용의 강의를 되풀이하는 교수들은 교단에서 설 자리를 잃을 것”이라며 “다른 어떤 교육부 사업 보다도 교수들을 긴장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 <용어 설명>
▷ 무크 : 무크(MOOC)는 온라인 대중 공개수업을 뜻하는 것으로 세계적 석학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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