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제철공장에서 40대 근로자가 뜨거운 쇳물이 가득한 용광로에 떨어져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습니다.
이번 사고 역시 안전 불감증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입니다.
배정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인천 송현동의 현대제철 공장.
어제(3일) 오후 7시쯤 이곳에서 일하던 44살 이 모 씨가 용광로로 추락해 숨졌습니다.
용광로에는 1천 500도씨가 넘는 쇳물이 가득 차 있었는데, 119구조대는 이 씨의 시신조차 수습하지 못했습니다.
▶ 인터뷰(☎) : 소방서 관계자
- "이게 어느 정도 일부분이나 팔 정도면 저희가 구조를 해서 할 수도 있겠지만, 이런 경우는 현장 도착했을 때 사망한 상태니까…."
이 씨는 사고 당시 쇳물을 쇳물분배기 주입구에 쏟아붓는 작업을 하다가 2미터 아래의 용광로로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노조 측은 이번 사고가 안전 불감증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언제 어디서 사고가 날지 모르는 위험한 작업 환경임에도 안전 설비가 전혀 갖춰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실제 사고가 난 공장의 내부 사진을 입수해보니 바닥에 미끄러운 쇠공과 쇳가루가 흩뿌려져 있는데다,
추락 방지용 안전 난간도 설치돼 있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박세민 / 금속노조 노동안전보건실장
- "현대제철에서 매년 5명 이상의 산재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룹 차원의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종합적인 대책이 시급하게 수립돼야 마땅하다고 봅니다."
경찰은 공장 내부 CCTV를 분석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확인하는 한편, 공장 관계자를 불러 안전관리 소홀 여부를 조사할 방침입니다.
MBN뉴스 배정훈입니다. [ baejr@mbn.co.kr ]
영상취재 : 최대웅 기자
영상편집 : 오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