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미국대사 습격 ‘김기종’ 살인미수로 기소···단독범행 결론

지난달 5일 마크 리퍼트 주한 미 대사를 습격한 김기종씨(55)에게 검찰이 살인미수, 외교사절 폭행,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해 1일 기소했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는 현재까지 증거가 불충분해 추가 보강 수사로 적용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상호 2차장)은 이날 법의학자에게 자문한 결과 김씨가 리퍼트 대사에게 입힌 상처를 볼 때 살인 고의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길이가 24㎝에 이르는 과도로 리퍼트 대사 목을 겨눈데다 네 차례에 걸쳐 내리찍은 것으로 봤을 때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검찰은 지난달 14일 경찰에서 사건을 넘겨받은 뒤로 리퍼트 대사 수술을 맡았던 전문의 2명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고 수술 기록도 함께 검토했다. 검찰은 리퍼트 대사 목 부분 경동맥 1~2㎝ 위까지 상처가 났고 깊이도 1~3㎝에 달해 경동맥 손상으로 사망했을 위험이 높았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배후 조종을 받았거나 이적단체와 연계한 흔적은 찾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통화기록을 살펴봐도 직접적으로 공범이 있었던 것으로 볼 만한 증거도 없어 단독 범행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살해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리퍼트 대사가 입은 상처가 심해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김씨에게 국가보안법 위반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실제 가능한지는 미지수다. 김씨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북한 간행물을 발견했지만 이적성이 있는 것은 수 건에 그쳤다. 검찰은 그동안 국보법 적용에 신중을 기했던 만큼 보강수사를 거쳐 혐의를 확정할 방침이다.
[김규식 기자 / 김세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