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 비자금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베트남 현지에서 조성된 20여억원의 비자금을 추가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이 중 일부가 정동화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하고 돈의 흐름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컨설팅업체 I사 대표 장모씨를 특정경제범 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를 적용해 1일 구속했습니다.
서울중앙지법 이승규 영장전담 판사는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에 대한 소명이 있다"며 장씨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장씨는 포스코건설 하청업체 S사와 W사를 통해 20억여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 등을 받고 있습니다. 이 비자금은 구속된 박모 전 포스코건설 상무가 하청업체 흥우산업을 거쳐 국내에 들여온 것으로 의심되는 46억여원과는 별개의 돈입니다.
장씨는 S사 등이 하청업체로 선정되도록 도와주고 공사대금을 부풀린 뒤 돌려받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장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입찰방해 혐의를 함께 적용했습니다. S사 등이 하청업체로 선정되도록 하기 위해 다른 건설회사들을 들러리로 입찰에 참여시켰다는 것입니다.
장씨는 포스코건설이 조성한 100억원대 비자금 가운데 일부를 발주처에 뒷돈을 주고 공사를 따내는 데도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습니다.
장씨가 대표로 있는 I사는 경영자문 컨설팅업체지만 실제 영업실적은 거의 없는 유령회사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장씨가 중학교 동문인 정 전 부회장가의 친분을 이용해 현지 비자금 조성과 국내 반입 등 이번
돈관리의 핵심 인물이 추가로 포착됨에 따라 비자금 조성과 국내반입의 경로를 찾는데 속도가 붙을 전망입니다.
장씨는 포스코건설 사내 인사가 아니라 과거 게이트성 사건에 여러 차례 연루된 '로비스트형' 인물입니다. 1997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벌어진 '총풍사건'과 2002년 불법 대선자금 사건 때도 언급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