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14년간이나 두 딸에게 성폭력을 휘두른 인면수심의 50대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5살 때부터 시작된 성폭력은 끝내 딸을 자살이라는 비극으로 내몰았지만, 아버지는 범행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이동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난달 6일 새벽, 한 20대 여성이 서울 한남대교 난간에 위태롭게 올라가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에게 이 여성은 충격적인 사연을 털어놓았습니다.
친아버지가 자신과 언니에게 무려 14년 동안이나 성폭행과 성추행을 일삼아왔다는 것.
언니는 이 사실을 할머니한테 털어놓았지만, 돌아온 건 협박과 폭행뿐이었습니다.
두 자매는 성인이 된 뒤 뒤늦게 어머니에게 이런 사실을 털어놓았고, 한 라디오 방송에 사연을 보냈습니다.
"저는 친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하며 자라왔습니다. (지금은) 3년여를 꼬박 치료에 모든 시간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하루하루 삶의 무게를 견디며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맘속 깊숙이 파고든 상처는 끝내 치유되지 않았고 괴로움 속에 삶을 이어가던 큰딸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동생은 전문심리치료를 받고 있지만, 여전히 아픈 기억을 씻어내지 못했습니다.
▶ 인터뷰 : 박미혜 / 서울지방경찰청 성폭력특별수사대장
- "아직도 자살 충동이나 이런 부분들이 있고요. (피해자가 사건을) 드러내게 되면 가해자에 대한 처벌, 그리고 지원도 받을 수 있다는 걸 꼭 알리고 싶어했다."
두 딸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인면수심의 아버지는 범행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동화입니다. [idoido@mbn.co.kr]
영상취재 : 양현철 기자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