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신 아버지께 드리는 두 아들의 특별한 선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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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중심가에 있는 최고의 호텔에서 오너 셰프로, 또 한 사람은 총괄 셰프로 있는 여경래(형, 56세), 여경옥(동생, 53세)은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중식 대부이다.
셰프로, 교수로, 사업가로 등등 대외적으로 많은 활동을 하고 있는 그들의 이력은 너무나 화려하다. 뿐만 아니라, 성격 또한 정말 삼쾌(유쾌, 통쾌, 상쾌)하다.
동생 여경옥 셰프가 오래전 방송출연으로 인기를 얻었다면 요즘은 형 여경래 셰프가 그렇다. 그들은 최고의 중식 전문가면서 입담 또한 뛰어나 방송가에서 지나칠 수 없는 존재로 떠올랐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의 인기에 힘입어 쌍둥이, 삼둥이... 등이 요즘 대세이다. 두 사람이 같은 날 같은 시각에 태어난 쌍둥이는 비록 아니지만 함께 있는 모습을 보면 마치 쌍둥이 같다.
40년 가까운 시간동안 같은 길을 함께 걸어 온 두 사람은 닮을 수 밖에 없다.
지금부터 ‘한국의 셰프들’ 첫 번째 이야기 게스트인 중식대부 여경래, 여경옥 형제 셰프의 ‘天上(천상)의 밥상’ 이야기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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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중식계에 입문한지 형 여경래 셰프는 40년, 동생 여경옥 셰프는 37년이 된다. 그동안 그들에게 많은 힘든 일이 있었지만, 그래도 한 길만을 오랜 시간동안 걸어 올 수 있었던 것은 항상 긍정적인 마인드로 즐겁고 감사한 마음으로 일을 했기 때문에 시간이 이렇게 흘러 간지도 모른다고 말을 한다.
그 결과 일까... 형 여경래 셰프는 오너 셰프이자 ‘국제 중국요리 마스터셰프, 중화인민공화국 417명 요리명인(중국본토 요리사 약 1300만명 중), 세계중국요리 국제심사위원, 세계중국요리명인위원회 집행위원, 한국외식산업협회 부회장’등을 맡고 있으며, 동생 여경옥 셰프는 호텔 중식당 총괄 셰프이자 중국명장위원회 위원, 조리기능장, 관광학 박사이기도 하다. 과거 많은 요리 대회에서 수상 경력이 있는 그의 저서로서는 ‘여경옥의 중국요리’, ‘2000원으로 만드는 중국요리’, ‘호텔 중국요리’, ‘명품 중국요리’ 등이 있다.
우리 속담의 ‘형 만한 아우 없다‘가 맞는지 아니면 ’아우 만한 형 없다‘가 맞는지 모를 정도로 두 사람의 이력은 용호상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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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형제는 남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우애 깊은 형제이다. 그러면서 서로를 최고로 인정한다. 우리 형 최고, 내 동생 최고라고... 서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라고 물었다.
여경래 셰프는 내 동생은 나의 보배이자 동행자라고 말하고 여경옥 셰프는 형은 나의 라이벌이자 나의 스승, 동반자라고 화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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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한 끼 먹기도 힘들었던 1975년 어느날. 홀어머니께서는 큰 아들 여경래 셰프를 불러 “너는 중국사람 자손이니, 중국음식 기술을 배워라” 라고 말씀하셨고 여경래 셰프는 아버지를 대신해 가장으로서 돈을 벌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살던 경기도 수원을 떠나 서울 종로에 있는 중국집으로 들어가 처음으로 중국 음식에 입문하게 된다.
동생 여경옥 셰프도 3년 뒤 중학교 졸업 후 인천의 한 중국집에서 배달을 시작하며 같은 길에 들어섰다.
오늘 우리나라 최고의 중식 대부가 된 이 두 사람이 어릴 적에 돌아가신 아버지를 위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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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손님 시간이 다 끝날 무렵, 두 사람은 입고 있던 사복을 조리복으로 바꿔 입고 요리를 시작했다.
40년 경력과 37년의 경력이 합쳐진 두 사람의 화력은 정말 감탄 그 자체다. 두 고수의 요리 모습에 주방에 있던 10여명의 조리사들이 조용히 모이기 시작한다. 좀처럼 보기 힘든 두 고수의 요리 모습은 돈 주고도 보기 힘든 광경이란걸 누구보다 그들은 잘 알고 있다.
오늘 아버지를 위해 준비한 음식은 그들의 대표 요리인 불도장과 전가복이다. 형은 불도장을 만들고 동생은 전가복을 요리했다.
시간이 지나... 완성한 음식을 서로에게 먹여 주고 맛에 대한 이야기 나누면서 큰 웃음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형제의 즐거운 시간도 잠시. 두 아들은 준비한 음식을 방으로 들고 가 정성스럽게 상을 차리고 천상에 계신 아버지께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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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처럼 지금 두 아들들을 둔 형제는 지난 세월을 이야기하며 아버지를 회상했다.
중국 산둥성 출신 화교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의 삶은 궁핍했다. 설상가상으로 형이 6살, 동생이 3살 되던 해 찾아 온 갑작스런 아버지의 죽음은 가족들에게 더 큰 어려움만 유산으로 남겼다.
아버지의 죽음을 직접 목격한 형은 아버지의 모습을 조금이나마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동생은 전혀 기억이 없다. 그런 동생을 보면 형의 마음은 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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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글=이길남 / 사진=강영국 기자]
예고) ‘한국의 셰프들’ 두 번째 시간에는 국내 요리프로그램의 전성기를 열었던 ‘오늘의 요리’ 이종임 선생이 요리연구가의 일생을 이야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