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속 궁금증을 친절하게 풀어드립니다. '뉴스 속 뉴스' 시간인데요.
매경이코노미 김경민 기자 자리했습니다.
눈물의 람보르기니 사고, 알고 보니 ‘사기’
한 차주가 수입차 람보르기니를 들이받아 수리비만 1억 4천만 원을 물게 된 사건이 있었죠.
세간의 안타까움을 불러일으켰는데, 알고 보니 짜고 벌인 보험사기였습니다. 우선 사건부터 다시 살펴보죠.
【 기자 】
지난 14일 거제의 한 도로에서 SM7 승용차가 슈퍼카로 불리는 람보르기니를 뒤에서 들이받았습니다. 이 사고로 람보르기니의 뒤쪽 범퍼 등이 파손돼 수리비 견적만 1억 4천만 원이 나왔는데요.
수리비를 그대로 떠안게 된 SM7 운전자는 조선소 용접공으로 알려졌고, 일주일 내내 야근 특근을 해도 4백만 원 가량 월급을 받는데 보험을 적용해도 3년치 월급을 수리비로 내야 하는 딱한 사정이 전해지면서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낸 겁니다.
하지만 이 사고, 알고 보니 람보르기니와 SM7 운전자가 미리 짜고 사고를 낸 보험사기로 밝혀졌습니다.
【 앵커 】
어떻게 ‘보험사기’인게 밝혀 진거죠?
【 기자 】
가해자와 피해자의 진술이 엇갈리자 수상히 여긴 보험회사가 조사를 했고 결국 서로 짜고 고의로 사고를 낸 것이 밝혀졌습니다.
두 사람은 이번 사건이 화제가 되자 부담을 느껴 자신의 범행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보험사 측은 두 사람을 신고할 예정이며, 경찰 측 역시 "보험사에서 신고하면 바로 수사에 들어갈 것"이라며 입장을 밝혔습니다.
【 앵커 】
1억 4천만 원이라는 수리비는 어떻게 책정 된 건가요?
【 기자 】
보통 자동차 후방에 추돌사고가 발생할 경우 범퍼만 좀 부서진 거라 생각하기 쉬운데요, 람보르기니 차량은 엔진이 뒤에 있어 조금만 세게 부딪쳐도 엔진 부분까지 손상을 입을 가능성이 높아져 수리비용 규모가 크게 책정된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렌탈비까지 포함 됐는데요.
보통 사고를 당했을 때 수리하는 기간 동안 피해자는 동급의 자동차를 렌트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데요. 렌트비의 경우 하루 2백만 원 정도 알려져 이 금액까지 포함된 견적이 1억 4천만 원으로 책정된 걸로 보입니다.
【 앵커 】
그렇다면 이렇게 보험사기를 벌인 '람보르기니 사고' 운전자들, 어떤 처벌을 받게 됩니까?
【 기자 】
자동차 보험사기에 가담했을 경우 사기죄에 해당돼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됩니다.
사기죄는 사람을 기망해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득을 취하는 또는 그 이득을 제3자에게 받게끔 하는 행위에 대한 처벌인데요. 이번 경우는 보험사도 사기의 객체로 보기 때문에 사기죄로 처벌을 받게 됩니다.
【 앵커 】
그런데 이렇게 거액을 노리는 자동차 보험사기, 많이 발생하나요?
【 기자 】
네,
검찰과 경찰이 보험사기 수사 전담 조직을 만들어 대응하고 있지만 사기 규모는 오히려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전체 보험사기 규모는 지난 2011년에는 4천 236억 원, 2012년에는 4천 533억 원, 2013년에는 5천 190억 원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는데요. 이 가운데 자동차 보험사기는 2천821억 원으로 전체의 55.4%를 차지했습니다.
【 앵커 】
그런데 보험사기, 왜 하필 람보르기니였을까요?
【 기자 】
람보르기니는 페라리와 비슷한 급의 슈퍼카인데요. 가격이 보통 3억 원을 넘어 국내에서도 몇몇 A급 연예인들만 타는 슈퍼카로 알려져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200대 가량이 운행되고 있는데요. 이번 추돌사고 피해차량은 람보르기니 가야르도라는 기종으로, 가격이 적게는 3억 2천만 원에서 많게는 4억 8천만 원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람보르기니의 경우 사고 발생 시 모든 차량 부품을 해외에서 수입해 수리해야 하기 때문에 수리비 역시 수천에서 1억 단위를 넘어가는데요. 이렇게 수리비 규모가 천문학적으로 높게 책정되다 보니 보험사기에 이용된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 】
그런데 이번은 보험사기로 밝혀졌지만, 실제 이런 고액의 수리비가 청구된 사고가 있었나요?
【 기자 】
네,
2년 전 소나타 택시와 람보르기니의 접촉 사고가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람보르기니 차량이 차선을 변경하려다 소나타 택시 뒷부분을 들이받은 사고인데요.
람보르기니 차량이 택시를 들이받았으니 람보르기니의 과실 책임이 9대 1 정도로 컸지만 택시 운전자는 무려 7천만 원 가량의 수리비를 내야 했습니다. 쏘나타 택시의 수리비는 170만원 밖에 안됐는데 말입니다.
【 앵커 】
그렇다면 추돌사고 발생 시 외제차의 경우 수리비가 높다는 결론이 나오는데요. 실제로 국산차에 비해 얼마나 높은 건가요?
【 기자 】
보험개발원 자료를 조사해봤는데요.
외제차 평균 수리비는 276만원이었습니다. 국산차가 94만원인 걸 감안하면 무려 3배 가량 높은 겁니다.
수리비만 비싼 게 아니라 수리 기간도 외제차가 더 오래 걸립니다. 국산차는 평균 4.9일이 걸리는데 반해 외제차는 8.8일이나 됩니다.
또 외제차 수리구조는 국산차와 조금 다른데요. 보통 외제차 수입은 수입업체가 하지만 서비스센터는 ‘딜러’라는 판매사가 짓습니다. 이 판매사가 외제차 수리를 위해서 고급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그만큼 많은 돈을 투자해야 하고 자연스레 수리비용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 앵커 】
끝으로, 외제차를 이용한 보험사기에 주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 기자 】
지난해 금융감독원의 조사에 따르면 BMW나 벤츠 등 고급 외제차를 이용해 고의로 사고를 내고 보험금을 챙긴 보험사고는 687건, 챙긴 보험금은 42억원에 달합니다.
사기범들은 사람이 다치지 않으면 사고 조사가 느슨하다는 점을 악용해 가벼운 접촉 사고를 유발한 뒤 비싼 외제차 수리비용을 타내는 수법을 사용하는데요. 수리비용을 받은 뒤 중소업체에서 낮은 비용으로 차를 고치고 그 차액을 빼돌리는 겁니다.
특히 신호를 위반하거나 중앙선을 침범하는 등 교통법규를 지키지 않을 경우 외제차 보험사기의 표적이 될 수 있는데요. 외제차를 이용한 보험사기를 막기 위해서는 운전자의 교통법규 준수가 선행돼야 하겠습니다.
또 최근 국내 외제차 보급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외제차 수리비를 낮추는 노력도 필요한데요. 일단 정부는 올해부터 대체부품 제도를 시작한다고 합니다. 제조업체가 만든 정품부품이 아닌 부품사에서 만든 부품도 인정하겠다는 건데요. 대체부품 가격은 정품의 30~40% 수준이라 외제차 수리비가 낮아질 거란 기대가 큽니다. 또 한편에선 외제차 수리기간을 어느 기간만 보장한다든지 대체 차량도 동급의 국산차로 하게 하는 방법으로 수리비를 낮춰야 한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 앵커멘트 】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뉴스 속 뉴스' 매경이코노미 김경민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