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재보궐선거를 앞둔 가운데, 서울시내 초등학교에서는 대부분 이번 주에 전교 임원 선거를 치렀습니다.
그 열기가 꽃샘추위도 녹일 정도였다고 하는데요.
김희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아침 8시가 조금 넘은 시간.
등교하는 유권자들을 향해 열띤 선거전이 펼쳐집니다.
"기호 1번 김세훈!"
"2번, 2번 이서윤!"
우렁찬 목소리와 직접 제작한 피켓에는 임원을 뽑는 학생들의 열정이 그대로 묻어납니다.
출마한 학생도,
▶ 인터뷰 : 최상우 / 신석초등학교 6학년
- "대통령 후보들이 나와서 유세하는 것이 이런 기분이라는 것을 알겠어요."
투표하는 학생도.
▶ 인터뷰 : 박소현 / 신석초등학교 6학년
- "실천할 수 있는 것을 말하고, 열심히 하는, 자신 있는 사람(이 회장이 돼야 한다)."
모두 진지합니다.
대선 후보 TV토론을 연상시키는 토론회에는 전교생의 시선이 모아집니다.
후보마다 내세우는 자신의 장점은 각양각색.
인내심을 보여주겠다며 레몬을 직접 시식하는가 하면,
하모니를 이루겠다며 첼로 연주에 나서기도 합니다.
회장 출마 자격은 6학년, 부회장은 5학년.
일부 학교에서는 한 반의 절반 가까이 출마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합니다.
선거 홍보물 제작부터 컨설팅을 대행하는 업체까지 느는 현실.
'성인 정치 축소판'이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합니다.
▶ 인터뷰 : 권혁창 / 문구점 대표
- "국회의원 선거처럼 요즘에는 굉장히 과열돼 있어요."
하지만, 학교 측에서는 규정을 통해 최대한 과열을 막는다는 입장.
▶ 인터뷰 : 김미숙 / 신동초등학교 교장
- "입후보자의 선거 벽보, 합동토론회 외에는 일체의 선거운동을 하지 못하게 하고 있어요."
어린 학생들이 선거를 통해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를 익히는 긍정적인 면이 더 크다는 평가입니다.
MBN뉴스 김희경입니다.
영상취재 : 이원철·김영호
영상편집 : 양재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