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뉴스앤이슈 팀에서 집중 취재한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서울 시내 한복판이라 할수 있는 광화문에 경찰 박물관이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경찰박물관을 놓고 경찰과 서울시가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회부 이성식 기자 나와있습니다.
이 기자 우선 경찰박물관이 어떤 곳이죠?
【 기자 】
네, 서울 종로에 있는 경찰박물관은 지난 2005년에 설립됐습니다.
대한민국 경찰의 과거와 현재를 한눈에 볼수 있는 곳으로, 각종 역사적 자료들과 경찰과 관련된 다양한 전시품들이 한곳에 모여있습니다.
매년 초등학생 10만 명 등 모두 30만 명이 찾는 명소입니다.
시대별로 경찰들이 어떤 옷을 입고 일했는지도 알 수 있고,
관람객이 직접 경찰이 돼서 수갑을 채우거나 사격 연습도 해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찰박물관은 현재 철거 위기에 처해있는데요.
현장을 원중희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기자 】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인 서울 종로의 '돈의문 뉴타운'입니다.
2017년 상반기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한가지 걸림돌이 있습니다.
개발 지역의 가장자리에 있는 경찰박물관 철거 문제 때문입니다.
▶ 스탠딩 : 원중희 / 기자
- "제 왼쪽 아래로 보이는 곳이 서울 종로 돈의문 뉴타운 건설 현장입니다. 그리고 이쪽으로 보시면, 저 멀리 보이는 하얀 건물이 바로 경찰박물관인데요. 서울시와 종로구청은 지난 2009년 뉴타운 개발을 추진하면서, 저 경찰박물관을 허물고 그 자리에 역사공원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함께 세웠습니다."
하지만, 경찰청이 현재 자리에 박물관을 유지하기를 요구하면서, 보상 협의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경찰 관계자
- "그냥 그 청사(박물관)를 썼으면 하는 입장이고요. 그게 안될 경우 대체 시설이 마련되어야 하는데, 그 예산을 받아서 하는 게 사실상 많이 힘들거든요."
서울시와 종로구청은 법적 절차에 따라 공원으로 지정됐다며 이를 뒤집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못박습니다.
▶ 인터뷰(☎) : 서울시 관계자
- "이게 벌써 인가가 난 게 2009년이거든요. 초기에 적극적인 의사 표시를 한다거나 이의제기를 하셨더라면…."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조합원들은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
▶ 인터뷰 : 최헌영 / 서울 돈의문 뉴타운 조합장
- "준공이 지연되면 조합원들에게 (경제적으로) 좀 손해가 있으니까…. 안되면 서로 난리가 나는 거죠. 서로 찾아가서 시끄러워지죠."
공원 예정 부지 일대에서 보상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은 곳은 경찰박물관뿐입니다.
MBN뉴스 원중희입니다.
【 질문1 】
이 기자, 보통 재건축 철거 문제가 생기면 경찰이 중재에 나서는데, 이번에는 경찰이 철거 당사자가 된 거네요.
【 기자 】
6년 전 뉴타운에 대한 인·허가 과정에서 서울시 도시계획관리위원회는 경찰박물관 부지 일대를 공원으로 조성하기로 했습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시 공청회도 여러 차례 열고, 또 경찰 측에 공문을 보내 입장도 물어봤는데, 특별한 답변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경찰 측도 철거에 응하는 줄 알았다는 거죠.
그런데 철거 시점이 다가오는데 경찰이 건물을 빼지 못한다고 입장을 밝힌 겁니다.
건물을 옮기려면 예산 수십억 원이 필요할 텐데, 이 과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자 일종의 '생떼'를 쓰는 것 아니냐고 지자체들은 비판합니다.
서울시 관계자의 얘기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서울시 관계자
- "경찰청에서도 나름대로 대응을 하겠지만, 1심, 2심, 3심 가겠지만 다른 소송 당사자들과 마찬가지로 져요. 법적인 근거가 확실하다 보니. 경찰청이라는 사정기관이 법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당사자 주체가 되는 거죠."
【 질문2 】
이번 사안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숙원사업인 한양도성의 세계유산 등재와도 관계가 있다고요?
【 기자 】
박원순 시장은 자신의 시정 브랜드가 '한양도성'이라고 말할 정도로 애착을 갖고 있습니다.
한양도성을 복원해서 세계문화유산, 유네스코에 등재하겠다는 건데요.
현재 무너진 도성은 복원하고 시야를 가리는 건물은 정리하고 있는데, 경찰박물관도 그 대상 중 하나인 겁니다.
때문에 서울시는 이 일대를 역사 공원으로 조성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듯이 경찰박물관은 철거를 거부하며 버티는 상황이지 않습니까?
지금 서울시는 법적인 절차가 마무리됐다며 지켜만 보고 있는데, 사실상 팔짱만 끼고 경찰이 알아서 나가기만을 기다리는 건 아쉬운 대목입니다.
【 질문3 】
결국, 서울시장과 경찰청장이 직접 만나서 풀어야 할 문제 같은데, 서로 해결은 외면하면서 시간만 보내고 있네요.
애꿎은 서민들만 피해를 보는 것 아닌지 걱정입니다.
【 기자 】
만약 경찰박물관 이전이 늦어지면 피해는 애꿎은 서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뉴타운은 경찰박물관 부지의 공원 공사까지 완료돼야 정식으로 마무리되거든요.
그런데 경찰박물관 때문에 준공이 늦어지면 뉴타운 입주자들에게 등기가 나지 않습니다.
쉽게 얘기하면 집을 팔 수도 없게 되기 때문에 입주자들은 서울시와 경찰이 결단을 내려주기만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애초 서울시와 경찰은 업무적으로 긴밀한 협조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최근 불협화음이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습니다.
서울시 내부에는 어제(12일) 경찰이 서울시향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귀띔도 없이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데 대한 섭섭함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MBN뉴스 이성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