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서 구토하면 15만 원?'…승강이만 늘어

【 앵커멘트 】
승객이 택시에서 구토를 하면 얼마를 물어줘야할까요?
지난 달부터 최고 15만 원을 물어줘야 한다는 서울시 배상 기준이 마련됐지만, 택시 기사와 승객 간 다툼만 더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안진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난달 12일, 술에 취해 택시 안에 구토를 한 승객.

택시 기사와 세차비를 놓고 말다툼을 벌였고, 싸우다 지친 두 사람은 경찰서까지 가서야 10만 원에 합의하고 경찰서를 나왔습니다.

택시기사 한 명당 통상 2주에 한 번 꼴로 이런 일을 겪을 정도로 빈번합니다.

▶ 인터뷰 : 정종선 / 택시 기사
- "(승객이 구토하면)그날 일은 전혀 못 하죠. 세차하고, 온종일 일을 할 수 없어요."

잦은 다툼이 일자 서울시가 '최고 15만 원을 배상하라'는 택시운송약관 개정안을 지난달 승인했습니다.

세차비와 영업손실에 따른 비용까지 포함한 겁니다.

이렇게 기준이 마련됐지만, 승객과 택시 기사 간에 다툼은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강제성이 없다보니 승객이 굳이 물어주지 않아도 법적 처벌을 받지 않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권용한 / 택시 기사
- "법적으로 강화해서 선량한 기사들이 피해를 받지 않도록…."

일부 시민들은 무리한 배상 요구만 늘어날 것이라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 인터뷰 : 이명화 / 경기 남양주
- "15만 원은 좀 심한 것 같아요! 단순한 벌금도 아니고, 진짜 위급한 상황이 있을 수도 있는데…."

분쟁을 줄이겠다며 마련한 배상 기준안.

애초 취지와는 달리 오히려 다툼만 부추긴다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MBN 뉴스 안진우입니다.
영상취재 : 정운호 기자
영상편집 : 최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