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건을 보면 이상한 대목이 있습니다.
강력한 무기인 엽총을 든 살해범에게 숨진 파출소장은 전기총을 들고 대응한 겁니다.
왜 그랬을까요?
이정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살해범 전 씨가 범행에 쓴 엽총입니다.
엽총은 사람은 물론 큰동물까지 죽일 수 있는 위력적인 무기입니다.
그런데 숨진 이강석 파출소장이 휴대하고 출동한 건 '테이저 총', 전기 총이었습니다.
상대의 몸에 일시적인 마비를 일으키지만, 엽총에 대항하긴 역부족입니다.
이 소장은 왜 경찰용 권총 대신 테이저 총을 선택했을까?
살해범 전 씨와 안면이 있던 이 소장이 전 씨에게 투항을 설득하려고, 권총 대신 테이저 총을 챙겼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시각도 나옵니다.
권총을 쏜 경찰관은 경찰 내부 조사를 받아야 하는 데, 이 부담이 보이지 않는 족쇄가 됐을 가능성입니다.
▶ 인터뷰 : 백기종 / 수서경찰서 전 강력팀장
- "총기로 대응한 이후에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감사과나 감찰계에서 상당한 시간 동안 조사를 받는…."
경찰이 근본적으로 총기에 대응할 여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파출소에는 범죄자의 칼을 막을 방검복은 있지만, 총탄을 막을 방탄복은 전혀 지급되지 않습니다.
경찰 현장출동 매뉴얼을 봐도 온갖 경고를 외치면서 흉기를 버리도록 명령하라는 식이어서 총을 든 범죄자와 맞닥뜨린 급박한 상황에서 어떻게 하라는 내용은 찾을 수 없습니다.
민생 안정의 현장을 지키는 경찰관을 제대로 지킬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이정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