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으면 취업 준비도 못하는 요즘입니다.
그 흔한 커피 한 잔 못 마셔도 학원비에, 방값, 시험 응시료까지 월 150만 원 가까이 됩니다.
박유영 기자가 취업준비생의 현실을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난해 지방 국립대를 나온 30살 김상준 씨.
서울로 올라와 영어, 스페인어 등 어학점수와 자격증 12종을 땄지만 지원한 기업 50군데 모두 낙방했습니다.
▶ 인터뷰 : 김상준(30) / 취업준비생
- "기업마다 보는 영어시험이 다르니까, 취업시장에서 조금이라도 돋보이려면 뭐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상준 씨의 마음을 더 무겁게 하는 건 부모님이 내주시는 생활비.
고시원 월세 33만 원과 학원비 60만 원, 1회 응시료 10만~20만 원인 어학 시험비까지.
허투로 쓰는 곳 하나없이 스펙 쌓는 데만 한 달 150만 원에 달합니다.
▶ 인터뷰 : 김상준(30) / 취업준비생
- "커피는 거의 안 마셨던 것 같아요. 엄청난 사치였죠."
서울 유명 사립대학의 졸업을 앞둔 여대생 강 모 씨도 답답한 건 마찬가지입니다.
▶ 인터뷰 : 강 모 씨(27) / 취업준비생
- "제일 힘든 점은 유학 생활도 했는데 지출한 만큼에 비해 아웃풋(성과)이 없단 생각에 자존감이 많이 떨어지고요."
지난해 정부학자금 대출자는 152만 명, 대학생 2명 중 1명 꼴인데 이들은 사회에 나오기도 전에 평균 704만 원의 빚을 짊어집니다.
거듭된 탈락에 답답하고 힘들어도 푸념할 새가 없는 취업준비생들.
"힘들다고 생각하기에는 주변이 다 경주마처럼 달려가니까 그렇게 생각하는 것조차 사치라는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이 시대 청년들이 마주한 한국 사회의 자화상입니다.
MBN뉴스 박유영입니다.
영상취재: 김회종 기자
영상편집: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