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배움의 길에 들어선 만학도들의 특별한 졸업식이 열렸습니다.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30년 넘게 우체국에서 일하다 은퇴한 두 아들의 60대 아버지, 남편 없이 홀로 두 딸을 키운 70대 할머니의 졸업식을 한민용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기자 】
책꽂이에 빼곡히 들어선 책들과 수북이 쌓여 있는 몽당연필.
예순이 넘은 나이에 뒤늦게 배움의 길에 들어선 만학도 조재행 씨의 책상입니다.
6·25때 아버지를 여의고 생계를 책임지느라 초등학교만 겨우 나온 조 씨.
독학으로 서울국제우체국에 합격해 33년간 근무한 뒤 지난 2013년 중학교에 진학했습니다.
▶ 인터뷰 : 조재행 / 서울 성지중학교 졸업생
- "나도 한 번 도전해보자. 너무 허송세월 지내는 거 같고 허무하고, 뭘 하나 내가 붙잡아야지 그런 마음으로…."
2년 동안 수업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당당히 전체 수석을 차지한 조 씨는 졸업식 노래가 울려 퍼지자 눈물을 보였습니다.
혼자 힘으로 두 딸을 대학교까지 졸업시킨 뒤 뒤늦게 중학교를 졸업한 이정임 씨.
졸업을 맞는 이 씨의 입가엔 미소가 떠나지 않습니다.
▶ 인터뷰 : 이정임 / 서울 성지중학교 졸업생
- "너무 가슴이 설레고 기쁘고 모든 것을 다, 온 재산을 얻은 거 같아요. 나 같은 분이 있다면 서슴지 말고 나와서 저처럼 배워서…."
뒤늦게 받은 졸업장을 품에 안은 만학도들.
저마다 새로운 시작을 위한 힘찬 첫걸음을 내디뎠습니다.
MBN뉴스 한민용입니다. [myhan@mbn.co.kr]
영상취재: 라웅비 기자
영상편집: 서정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