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상왕십리역 추돌, '설마'가 부른 '인재'

【 앵커멘트 】
지난해 5월 서울 지하철 상왕십리역에서 전동차 2대가 추돌해서 시민 수백 명이 다쳤던 사고 기억하시지요?
반년 넘게 수사한 결과 지하철 신호기는 잘못 설계돼 있었고, 이를 관리하는 직원이 근무를 게을리해 사고로 이어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성식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전동차 유리가 깨져 있고 차체는 완전히 찌그러져 있습니다.

지난해 5월 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에서 전동차 2대가 추돌해 380여 명이 다쳤습니다.

▶ 인터뷰 : 사고 당시 탑승객(2014년 5월)
- "휴대전화는 저쪽 끝에 떨어져서 다른 사람이 주워줬고. 가방은 어디 갔는지 없어졌고. 상황이 무서웠어요."

수사 결과 사고는 직원들의 '설마' 하는 방심이 겹치며 발생한 '인재'였습니다.

서울 동부지검에 따르면 39살 정 모 씨가 사고 사흘 전 전원을 켠 채로 제어장치의 CPU 보드를 탈착해 신호 오류가 시작됐습니다.

이를 확인한 직원들은 단순한 오류로 생각해 내버려뒀고, 제대로 보고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애초 연동제어장치는 오류가 발생하면 열차에게 정지신호를 보내도록 설계돼야 하는데, 주행신호를 보내는 문제를 갖고 있어 사고로 이어졌습니다.

▶ 스탠딩 : 이성식 / 기자 [ mods@mbn.co.kr ]
- "검찰은 신호 오류의 원인을 제공한 정 씨 등 8명을 업무상과실치상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MBN뉴스 이성식입니다."

영상편집 : 원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