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구조가 부실한 기업을 모집해 은행 대출을 알선해주고 돈을 챙긴 일당이 적발됐습니다.
은행 지점 두 곳에서 1년 동안 수십억 원의 불법대출이 이뤄졌는데, 역시 은행원의 도움이 있었습니다.
추성남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금형 제품을 만드는 한 중소기업입니다.
압수수색에 나선 경찰이 책상 서랍 밑에서 숨겨둔 서류를 찾아냅니다.
허위로 만든 사업자등록증입니다.
컴퓨터를 확인하자 위조한 재무제표 파일이 나옵니다.
"돈이 왔다갔다 한 금액이 얼마나 있어요? 평상시 본인 계좌 봐요. 100만 원 단위도 거의 없어요."
이 중소기업은 재무상태가 부실하지만, 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는 건 어렵지 않았습니다.
브로커가 위조한 재무제표를 은행에 제출해 대출을 받고 대출금의 5~20%를 수수료 명목으로 준 겁니다.
2013년 6월부터 1년간 중소기업 25곳이 총 67억 원을 불법 대출받았는데, 브로커는 6억 원을 챙겼습니다.
▶ 인터뷰 : 박춘신 / 경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3팀 수사관
- "브로커 중에 이 모 씨는 중소기업에 입사해서 경리 업무, 재무만 20여 년 가까이 한 재무이사 출신입니다. (그래서) 재무제표 위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습니다."
불법 대출에는 은행원도 가담했습니다.
브로커에게 골프 접대 등을 받고 서류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채 대출 심사를 통과시켜 준 겁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대출브로커
- "친분 있는 은행 직원에게 서류를 접수해 통과한 것으로 알고 있고, 모두 같은 은행 직원이 처리한 것으로…."
경찰은 47살 이 모 씨 등 브로커 3명을 구속하고, 은행원 51살 심 모 씨와 중소기업대표 25명을 입건했습니다.
MBN뉴스 추성남입니다.[sporchu@hanmail.net]
영상취재 : 김석호 기자
영상편집 : 윤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