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터키 실종 10대, 자발적으로 시리아 접경 이동" "납치 관련성 없어"
터키의 킬리스에서 실종된 김모(18) 군이 납치나 강요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시리아 접경지역으로 이동한 것을 경찰이 잠정 결론을 내렸습니다.
김군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터키 현지인이 개설한 계정의 이용자와 대화한 내용, 한국에서 킬리스 모 호텔까지의 여행 일정을 본인이 주도하고 부모에게 여행 목적을 속인 점 등을 그 근거로 들었습니다.
이에 따라 김군이 자발적으로 이슬람 테러집단에 가담한 국내 최초 인물로 기록될지 주목됩니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21일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기자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터키 실종 한국인 10대 수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김군은 지난해 10월 터키 현지인이 개설한 트위터 계정 'habdou****'과 수차례 IS 가입 방법 등에 대해 대화했습니다.
트위터 대화명이 'Afriki'인 이 계정의 인물은 김군에게 "이스탄불에 있는 하산이란 형제에게 연락하라"라며 그의 전화번호를 알려주기도 했습니다.
특히 경찰이 김군의 컴퓨터를 분석해 'Afriki'는 지난해 10월 15일 김군에게 "슈어스팟(surespot)에서 'ga***'를 찾으라. 그가 너를 도와줄 것이다"라는 대화 내용을 확보했습니다.
슈어스팟은 보안성이 높은 SNS로 IS가 조직원을 모집하는 데 사용하는 대표적인 채팅 프로그램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트위터에 IS 관련 내용이 없어 경찰은 김군이 슈어스팟으로 'ga***'과 대화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김군이 터키와 IS 관련 정보를 수백회 인터넷을 검색하고 킬리스 호텔까지 여행일정을 본인이 계획한 점도 김군의 납치 가능성을 떨어뜨립니다.
김군은 터키 여행정보, IS 관련 신문기사 등 65개 사이트를 즐겨찾기 목록에 등록했고, 지난 1년간 IS, 터키, 시리아, 이슬람 등의 단어로 517회 검색한 것으로 경찰의 김군 컴퓨터 분석결과 드러났습니다.
김군 부모의 부탁을 받고 '보호자' 자격으로 김군과 터키에 같이 간 홍모(45) 씨조차 이 여행의 목적지를 몰랐습니다.
김군이 킬리스로 여행하고 싶다고 해 이스탄불을 거쳐 가지안테프에 도착, 1박하고서 버스를 타고 킬리스의 모 호텔로 갔다고 홍씨는 경찰조사에서 진술했습니다. 또 홍씨는 이번 여행의 최종 목지자가 호텔 앞의 모스크(이슬람 사원)이며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하산'이라는 인물이 이 호텔과 모스크를 알려줬다고 김군이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김군이 터키 여행의 목적이 하산을 만나가 위해서라는 사실은 그의 부모조차 몰랐습니다.
김군 모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김군이 터키 여행 후 마음을 잡고 검정고시 준비를 하겠다고 해서 여행을 보내준 것이라고 합니다. 지난해 10월은 'Afriki'란 인물이 '이스탄불의 하산에게 연락하라'고 말한 시점입니다.
모친은 또 출국 전에 김군이 하산이라는 사람과 채팅하고 IS 활동에 관심이 있는지를 전혀 몰랐다고도 했습니다.
경찰은 김군이 터키에 도착한 후인 지난 9일과 10일 두 차례 현지 전화번호인 '15689053********'로 통화한 사실을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경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현재까지 실종 또는 납치 관련성은 확인된 바 없다"며 "김군이 IS에 많은 관심을 표명한 다수 자료가 확인됐으나 실제 가담 여부는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