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미수 피고인에게 법원이 이례적으로 징역 30년이라는 중형을 선고했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1부(안성준 부장판사)는 살인미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모 씨(36)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김씨에게 15년 간 전자발찌를 부착하고 피해자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접근하지 말라고 명령했다.
살인미수죄의 법정형은 징역 5년에서 무기징역까지이지만 피해가 크지 않고 합의가 이뤄졌을 때는 법원이 징역 2년 6개월까지 감형해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경우도 있다. 또 흉악범이라고 하더라도 징역 10년 이상 선고한 전례를 찾기 어렵다. 그만큼 김씨의 범행이 잔혹했다는 뜻이다.
김씨는 지난해 6월 8일 오전 5시 30분께 부산시 해운대구의 한 아파트에 있는 내연녀 A 씨(30)의 집에서 흉기로 자신의 배에 상처를 내 A씨를 위협했다. 김씨는 또 알몸 상태인 A씨를 복도로 끌고나가 손으로 이 1개를 뽑는 등 상상하기 어려운 잔혹 행위를 계속했다.
당시 김씨는 전날 오후 10시께부터 무려 4차례나 필로폰을 투약한 상태였다. A씨는 의식을 잃은 지 1시간 만에 발견돼 병원에서 16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고 겨우 목숨을 구했다. 그러나 한쪽 눈을 잃었고 두개골 일부를 드러낸 채 평생을 살아가야 하는 처지가 됐다.
김씨는 이처럼 잔혹한 살인미수 범행 전에 A씨의 집 도시가스 밸브를 파손해 다량의 가스를 누출시키는 바람에 당시 아파트 주민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저지른 범행의 흉포성, 잔인성은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 극악하다”며 "피해
재판부는 또 "이번 사건의 반가치성은 통상 중형이 선고되는 살인죄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 일반적인 살인미수죄보다 훨씬 중한 형량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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