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 일가족 방화 살인범이 범행 10일 만에 경찰에 붙잡혔는데요.
방화전에 수면 유도제를 먹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1800만 원의 빚이 화근이 됐습니다.
박준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마트에서 과자와 음료수를 구입하는 한 여성.
41살이 이 모 씨가 이웃주민인 박 모 씨의 집에 방문하기 전에 요깃거리를 사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이 씨가 박 씨의 집을 찾아간 지 한 시간 반 뒤, 박 씨 등 일가족 4명은 화재로 참변을 당했습니다.
▶ 인터뷰 : 최초 신고자
- "뭐가 펑펑하는 소리가 2번 나더라고요. 살펴봤더니 거기서 불이 나서 막 연기가 나오는 거야. 그래서 119에 전화해서 산에 불붙게 생겼다고 빨리 오라고 했죠."
이 씨는 범행 당일 미리 사둔 수면 유도제를 맥주와 음료수에 탄 뒤 박 씨와 박 씨의 자녀에게 먹였습니다.
이들이 잠이 들자 이 씨는 거실 등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지른 뒤 집을 빠져나왔습니다.
하반신 불수인 아들과 단둘이 근근이 생활하던 이 씨.
박 씨에게 빌린 천8백만 원을 갚지 못하면서 최근 빚 독촉에 시달린 게 화근이었습니다.
▶ 스탠딩 : 박준우 / 기자
- "현관에 있던 신발장 안에서 이 씨 명의의 차용증이 발견됐지만, 이 씨는 오히려 박 씨가 자신에게 돈을 꿨다며 거짓진술을 했습니다."
범행 후 인근 초등학교에서 대기하던 이 씨는 소방차를 쫓아 현장으로 돌아와 목격자 행세를 하며 박 씨를 구하겠다고 나서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목격자
- "들어가서 (박 씨) 아들 꺼내준다고 막 기어들어가는 거 구급대가 잡아당기고 그랬어요."
이런 위장 전술에도 경찰은 진술이 오락가락하는 이 씨를 의심했고 수사망을 좁혀왔습니다.
결국, 완전 범죄를 꿈꿨던 이 씨는 범행 10일 만에 꼬리가 잡혀 법의 심판을 받게 됐습니다.
MBN뉴스 박준우입니다. [ideabank@mbn.co.kr]
영상취재 : 임채웅 기자
영상편집 : 양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