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대구 도심에서 도로에 현금이 뿌려진 일 기억하십니까?
당시 버스에 찍힌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됐는데, 뿌려진 돈 800만 원이 순식간에 모두 사라졌습니다.
전남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대구의 서부정류장 인근 횡단보도.
시민들이 길을 건너는 동안 한 남성이 중앙선 부근에 멈춰 있습니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지더니 종이가루 같은 것을 하늘로 뿌립니다.
처음엔 그 누구도 돈이란 사실을 몰랐습니다.
슬금슬금 다가선 오토바이 기사가 가장 먼저 돈을 줍자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듭니다.
운전자는 차 문을 열고 나와 돈을 줍고, 반대편 차선에서 행인들이 도로로 뛰어들면서 이 일대는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돈 800만 원은 1분 만에 순식간에 사라졌습니다.
인근 상인들도 눈치 채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 인터뷰 : 대구 서부정류장 인근 상인
- "호떡 굽는 아저씨가 소문 듣고 막 내려왔더라고. 돈 좀 안 주웠어요? 사거리라고 했는데 우린 몰랐어요."
하지만, 이 사실은 평생 고물수집을 하던 할아버지가 아픈 손자에게 물려준 유산이라는 사연이 알려지면서 돈이 돌아오기 시작했습니다.
▶ 인터뷰(☎) : 대구 달서경찰서 송현지구대
- "아무 지구대로 가져다주셔도 그쪽에서 직접 받아서 우리 쪽에 전달될 수 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돈을 주인에게 돌려주자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지만, 현재까지 반납된 돈은 200여만 원.
나머지 돈도 하루빨리 회수돼 주인에게 되돌아가길 기대해봅니다.
MBN뉴스 전남주입니다.
영상취재 : 백재민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
화면제공 : 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