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간 동고동락한 아내를 홧김에 살해한 70대 남편에게 징역 8년이 선고됐습니다.
76년을 함께 살아온 노부부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가 요즘 화제인데, 그렇지 못한 부부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성훈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1970년대 중반 백년가약을 맺은 이 모 씨 부부.
슬하에 자녀도 두고 40년간 무탈하게 가정생활을 꾸려왔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 씨는 아내가 자신을 무시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던 지난해 5월, 사소한 문제로 말다툼을 했다가 분을 삭이지 못한 이 씨가 아내의 멱살을 잡고 밀치면서 파국은 시작됐습니다.
아내가 진단서를 발급받아 이혼소송을 제기하겠다고 한 겁니다.
다음 날 새벽, 발끈한 이 씨는 안방 장롱 안에 있던 넥타이를 꺼내 들었고 아내를 목 졸라 살해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조강지처를 살해한 중대 범죄라며 징역 8년을 선고했습니다.
이 씨는 심신장애가 있었다며 항소했지만, 2심 재판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재판부는 "사소한 이유로 40년간 동고동락한 아내를 살해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1심과 같이 징역 8년을 선고했습니다.
다만, 잘못을 뉘우치고 있고 고령인 점 등이 참작됐습니다.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른 백발의 남편,
백년해로의 꿈을 이루긴커녕 여생을 철창 안에서 보내게 됐습니다.
MBN뉴스 이성훈입니다. [sunghoon@mbn.co.kr]
영상편집 : 한남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