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근은 서울시내 한복판에서 태연히 술을 마시며 아들의 체크카드로 결제를 했다가 덜미가 잡혔습니다.
노숙인들과 함께 술을 마셨는데 이들은 정씨의 존재를 전혀 눈치 채지 못했습니다.
이성식 기자입니다.
【 기자 】
도주 9일째였던 어제(29일) 오후 6시 반쯤.
정형근은 서울 시내의 한 공원에서 노숙인들과 술을 마시고 있었습니다.
▶ 인터뷰 : 노숙인
- "삼겹살에 소주를 먹는데 지나가다가 (같이) 먹자고 하더라고. 술이 떨어져서 심부름 시킨 거예요. 우리가 고기를 샀으니까 (술을) 사와라."
함께 있던 노숙인들은 마스크를 쓴 남성이 정형근일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 인터뷰 : 노숙인
- "모자를 푹 뒤집어쓰고 마스크를 썼어요. 환자도 아니고 마스크 벗으라고 하니까 고기 먹을 때만 벗고. 얼굴도 못 봤어요."
▶ 스탠딩 : 이성식 / 기자 [ mods@mbn.co.kr ]
- "정 씨는 공원 건너편 편의점에 술을 사러 갔다가 꼬리가 잡혔습니다. 그동안 현금만 쓰며 경찰의 추적을 따돌렸지만, 수중에 현금이 떨어져 체크카드를 딱 한 번 사용하자 위치가 탄로 난 겁니다."
정 씨가 사용한 것은 아들의 체크카드.
만일을 대비해 카드를 사용하면 즉시 경찰에 통보되도록 사전에 조치를 내린 것이 검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거래 내역이 확인되자 해당 편의점 관할인 서울 중부경찰서에 공조 수사 요청이 왔습니다.
강력팀 형사들이 출동해 곧바로 정씨를 발견했고, "정형근이 맞냐"고 묻자 별다른 저항없이 인정했습니다.
MBN뉴스 이성식입니다.
영상취재 : 이종호·한영광 기자
영상편집 : 원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