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에 시달리는 독거노인에 삶에 대한 희망을 되찾아준 간호사가 세밑 한파 속 훈훈한 감동을 안겨줬다.
선행의 주인공은 서울 동작구 보건소에 근무하는 현보혜 간호사(60). 18일 동작구는 최근 구내 노인 등을 대상으로 방문건강관리사업 서비스 만족도 설문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박모 할머니(72)가 눈물로 알려온 사연을 전했다.
고혈압, 당뇨, 뇌졸증을 앓으며 보호자 없이 혼자 살고 있는 박 할머니는 동작구 보건소 방문건강관리 대상자로 등록돼 구청 측 주기적인 관리를 받고 있다. 두 사람이 모녀지간 보다 더 끈끈한 인연으로 이어지게 된 것은 올해 10월부터다.
현 간호사는 지병을 앓는 박 할머니가 걱정돼 퇴근 후 집을 찾았는데, 박 할머니가 심각한 저혈당 증세를 보이며 고통을 호소하고 있었다. 현 간호사는 즉시 119에 신고한 다음 꿀물을 마시게 하고 응급실에 동행했고, 응급실에선 치료가 끝날 때까지 보호자 역할을 했다.
현 간호사는 이틀 뒤에도 새벽 5시께 박 할머니 전화를 받고 뛰어갔다. 할머니는 방에 쓰러져 있었고, 옷과 이불은 대소변으로 더럽혀진 상태였다. 현 간호사는 응급차를 기다리는 동안 할머니를 씻기고 다시 응급실을 찾아 혈액 검사 등을 받게 한 뒤 할머니를 귀가시켰다.
현 간호사는 근무시간 외에도 출퇴근길을 이용해 박 할머니를 찾아 건강을 확인하고 죽을 끓여주는 등 마음을 쏟았다. 선행이 알려지자 그는 "제가 늦은 나이에 다시 간호사로 일할 수 있어 기쁘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에 큰 보람을 느낀다”며 몸을 낮췄다.
박 할머니는 "새벽에 위급할 때 생각나는 사람이 현 간
현 간호사는 1976년 종합병원에서 처음 간호사 일을 시작했다가 1981년 결혼과 함께 퇴직했다. 이후 간호사로 복귀해 2011년부터 동작구에서 근무 중이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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