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3만 명이 한꺼번에 살던 곳을 떠난 곳이 있습니다.
인천 가정동 재개발구역인데요.
사업성이 형편없는데도 개발이 강행되면서 100만 평방미터에 이르는 땅이 처치곤란 상태라고 합니다.
노승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현장싱크>
"3, 2, 1. 발파!"
굉음과 함께 낡은 아파트가 무너져 내립니다.
인천 가정동 일대 재개발을 위해 3년 전, 철거가 시작되던 현장입니다.
3만여 명의 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고 절망했습니다.
▶ 인터뷰 : 철거대상 주민
- "늙은이라고 사람이 아니냐. 이 나라가 누구 때문에 이렇게 사는데…"
이후 주민들은 모두 떠났고, 건물도 전부 철거됐습니다.
문제는 2004년 확정된 이 일대 개발이 언제 시작될지 기약이 없다는 것.
▶ 스탠딩 : 노승환 / 기자
- "100만 평방미터에 이르는 넓은 시가지를 통째로 철거하고도 인천시와 LH공사는 이곳에 주거와 상업시설을 지을 사업자를 10년 가까이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3.3평방미터 당 평균 2천만 원이 넘는 조성원가 때문입니다.
논밭이나 빈 땅에서 이뤄지는 보통의 택지개발과 달리 건물이 들어찬 시가지를 재개발하려다 보니 토지보상비 등이 4~5배가량 비싸진 겁니다.
대규모 미분양이 예상되는데도 사업을 강행한 게 화근.
빚을 내 보상금을 지불한 LH공사와 인천시는 한 해 880억 원의 애꿎은 이자만 물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손해가 나도 개발은 한다는 게 인천시와 LH공사의 입장이지만, 부동산 침체로 이마저도 불투명합니다.
▶ 인터뷰(☎) : 인천시 관계자
- "내년 초에는 어떻게 해서든지 LH공사와 협의해서 개발계획을 변경하는 쪽으로…"
'인천판 용산'으로 불렸던 가정동 일대, 주민만 쫓겨난 채 기약 없이 방치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노승환입니다.[todif77@naver.com]
영상취재 : 민병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