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부산 '노른자 위 땅' 수상한 입찰

【 앵커멘트 】
3조 원이 넘는 부실채권을 안고 있는 농협이 보유채권을 매각하는 과정이 석연치 않습니다.
아무리 높은 금액을 써 내더라도 낙찰을 받을 수 없도록 매각 공고를 한 농협의 '꼼수 입찰'을 안진우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농협의 부실 채권을 관리하는 농협자산관리회사가 발표한 매각공고입니다.

부산의 '노른자 위 땅'으로 꼽히는 토지를 매각하는 겁니다.

채권금액은 30억 원,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PF 부실 채권입니다.

최고가를 써 낸 입찰자가 낙찰자로 결정되는 공개경쟁 입찰이지만, 매각 공고를 자세히 보니 애매한 조항이 보입니다.

아무리 높은 금액을 써 내더라도 매도인 즉, 농협의 뜻에 따라 매각을 철회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입찰 희망자들은 특정 입찰자를 염두에 둔 꼼수 입찰 조항이라고 반발합니다.

▶ 인터뷰 : 입찰 희망자
- "최고가 입찰을 하더라도 매도인이 그냥 취소시킬 수 있다는 겁니다. 매도인이 얼마든지 자기가 원하는 사람한테 맞춰서 낙찰자를 정할 수 있는 조항이고…."

취재가 시작되자 농협은 직원의 실수라며 해당 조항을 변경했습니다.

▶ 인터뷰 : 농협자산관리회사 관계자
- "법무법인과 협의를 했는데, 오해의 소지는 있겠다. 그래서 이 부분을 바꾸자 내부적으로 협의됐습니다. "

3조 원 이상의 부실채권을 안고 있는 농협이 불투명하게 채권을 처리한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안진우입니다.
영상취재 : 정운호 기자
영상편집 : 양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