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자가 빼돌린 재산…채권자는 제3자에게 반환요구 가능

채무자가 재산을 빼돌려 처분했을 경우 채권자는 채무자의 재산을 매입한 제3자에게도 반환 요구를 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구지법 제3민사부(김기현 부장판사)는 9일 손모씨가 개발업체 A사를 상대로 낸 임대차보증금 반환 소송에서 "피고는 원고에게 1억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고 밝혔다. 손씨는 2011년 대구의 한 아파트를 임차하면서 부동산 업체 B사에 2억 4000만 원을 보증금으로 지급했다가 이듬해 계약을 해지하면서 1억원은 받지 못했다. 손씨는 B사를 상대로 보증금 반환 소송에서 승소했지만 B사가 아파트를 매각하면서 돈을 받는 데는 실패하자 아파트를 사들인 A사를 상대로 보증금 반환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두 업체 간 아파트 매매계약의 상당 부분을 사해행위(재산을 빼돌리는 일)로 추정할 수 있기 때문에 채권자는 제3의 수익자인 A사를 상대로 채권자 취소권(채무자의 재산회복 청구 권리)을 행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구 = 우성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