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룡호에 이상이 생긴 것은 사고 당일 오후 12시쯤, 그리고 침몰까지는 5시간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 사이 기울던 선체를 되돌려보려고 갖은 노력을 했지만, 결국 실패했습니다.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이상민 기자가 재구성했습니다.
【 기자 】
지난 7월10일 60명의 선원을 태우고 부산 감천항을 떠난 오룡호는 열하루가 지난 7월21일 조업 현장인 러시아 서베링해에 도착했습니다.
4개월 넘게 조업을 하던 오룡호에 문제가 생긴 것은 현지 시간으로 어제(1일) 오후 12시쯤입니다.
오룡호 김계환 선장은 어획물 처리실에 들어온 바닷물이 빠지지 않아 배가 왼쪽으로 기울어 있다고 근처 다른 선박에 급하게 연락했습니다.
이어 어획물이 배수구를 막았고 들어온 바닷물의 양이 많아 상태가 좋지 않다며 자신들의 배 쪽으로 와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김 선장은 엔진을 끄고 표류하는 상태에서 최대한 배수 작업을 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며 펌프를 지원해달라고도 긴급 타전했습니다.
하지만, 60km 정도 떨어져 있던 다른 선박은 강풍에 속도를 내지 못했고, 오후 4시가 돼서야 오룡호 가까이 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채 도우러 갈 새도 없이 좌현 경사가 심해져서 퇴선을 해야겠으니 구조준비를 해달라는 김 선장의 다급한 무전이 들려왔습니다.
결국, 1시간 뒤인 오후 5시쯤 오룡호는 침몰했습니다.
도우러 갔던 선박의 한국인 감독관은 구명 뗏목 4척이 있었지만, 1척에만 4명의 사람이 타고 있었다며, 나머지는 개별적으로 탈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MBN뉴스 이상민입니다. [ mini4173@mbn.co.kr ]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