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서베링해에서 발생한 사조산업의 명태잡이 트롤선 '501오룡호' 침몰 사고는 노후한 선박의 무리한 조업 강행이 부른 참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일 사고대책본부인 사조산업 부산지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실종 선원 가족들은 "만든 지 36년이나 돼 다른 나라에서는 쓰지도 못하는 배를 사와 수리도 제대로 하지 않고 조업시킨 게 문제”라며 "구명장비 등이 제대로 작동했는지도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한 선원 가족은 "탈출할 시간적 여유가 있었는데 왜 8명의 선원들만 구명 뗏목을 타고 탈출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제대로 점검도 하지 않고 출항한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특히 실종 선원 가족들은 오룡호가 목표 어획량을 다 채웠는데도 선사의 추가 조업지시가 있어 악천후에 노후 선박으로 무리하게 조업하다가 사고가 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한 가족은 "사고 하루 전 통화에서 할당받은 어획량을 다 잡았는데 선사에서 추가 조업지시를 했다고 들었다”며 "추가 조업 지시 때문에 노후선박이 악천후에 조업에 나섰다가 사고가 난 것”이라고 항의했다.
선사의 퇴선 명령이 늦어 참사가 발생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선원 가족들은 "배가 기울기 시작하고 나서 완전히 침몰할 때까지 4시간 이상 여유가 있었는데 선사에서 퇴선 명령을 제때 하지 않고 선원구조 준비도 제대로 못 해 참변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선사에서는 퇴선 명령을 선장 몫으로만 돌리는데 위기 상황에서는 본사에서 퇴선 명령을 해줘야 한다”며 "배에 이상이 생겼으면 구조 작업이 가능한 큰 선박을 이동시켜 우선적으로 선원을 구조하는데 전력을 기울였어야 했는데 조치가 늦어진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한편 2일 오전 어느 정도 회복됐던 사고 해역 날씨는 다시 나빠져 사실상 수색작업이 중단됐다.
임채옥 사조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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