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한국 등에서 만들어진 오염 물질이 편서풍을 타고 동해를 비롯해 북태평양을 오염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해양 속에는 인간이 만들어낸 상당수의 물질이 녹아들어 생태계 교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기택 포스텍 환경공학과 교수와 김일남 교수,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 미국 하와이주립대, 미국 해양대기청, 한국해양과학기술원으로 구성된 국제 공동 연구진은 1970년대 이후 동해와 북태평양 인근해의 '질산염' 농도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인간이 만들어낸 오염물질 때문이라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세계적 과학저널 '사이언스' 28일자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이미 지난 2011년, 중국에서 발생한 오염물질이 편서풍을 타고 한반도 인근 해역으로 넘어와 해양의 질산염 농도를 높인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화석연료 사용이나 공장의 매연 등에는 질소가 다량 포함돼 있는데 이것이 공기 중을 떠돌다가 바다로 유입되고 있는 것이다.
연구진은 대기를 통한 질소오염물질의 유입은 한반도를 넘어 북태평양 지역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그 뒤 하와이 인근 등 북태평양 지역의 질산염 농도를 측정했더니 1970년대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동해의 질산염 농도는 북태평양 지역보다 5배나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다. 이 교수는 "1980년대 동해의 질산염과 인산염의 비율은 13대 1이었는데 현재 16대 1로 질산염이 많아졌다”며 "과잉 질산염은 1970년대 이후부터 증가했는데 이는 동북아시아의 빠른 경제 성장 시기와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동해에서 질산염 증가율이 가장 높았으며 서태평양에서 동태평양으로 갈수록 질산염 증가율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대기를 통한 질소 오염물질의 유입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질산염과 인산염의 비율이 적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바다에, 이처럼 인간이 만들어낸 질산염이 인위적으로 유입되면 생태계 전반에 교란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질산염의 비율이 높아지면 몸집이 큰 플랑크톤의 수가 늘어나면서 해양생물의 크기가 커져 먹이피라미드가 단순해질 수 있다. 먹이피라미드가 단순해지면 약한 충격에도 생태계를 구성하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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