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간 무단결근하고 해외여행…법원 "해고 무효"

【 앵커멘트 】
회사에 보고도 하지 않은 채 나흘간 무단결근을 하고 해외여행을 다녀왔다면 해고당하는 게 맞을까요?
실제로 한 회사원이 이런 일을 저질렀다가 해고됐는데, 법원은 지나친 징계라며 해고가 무효라고 판결했습니다.
이성훈 기자입니다.


【 기자 】
현대자동차 공장에서 일하던 정 모 씨.

지난해 1월 가족과 함께 해외여행을 다녀왔다가 회사에서 해고 통보를 받았습니다.

휴가를 다녀온다는 얘기도 없이 나흘간 무단으로 결근했다가 받은 징계였습니다.

정 씨는 동료에게 업무를 대신해달라고만 얘기하고 여행을 떠났습니다.

심지어 출근한 것처럼 눈속임을 하려고 작업장에 사복을 걸어놓기도 했습니다.

회사 측은 근무태도가 불량하면 종업원을 해고할 수 있다는 사내 규정을 근거로 정 씨를 해고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해고가 부당하다며 정 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재판부는 "정 씨가 무단결근 사실을 숨기려 한 것은 잘못이지만, 상습적으로 한 일이 아닌데다 느슨하게 인력 관리를 한 사측도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 인터뷰 : 이정원 / 서울중앙지방법원 공보판사
- "나흘간 무단결근을 했더라도 19년의 근무기간이나 근무태도, 작업환경을 볼 때 감봉이나 정직이 아닌 해고는 과중하다는 판결입니다."

해고보다는 감봉이나 정직을 먼저 고려해야 했다는 게 법원의 판단입니다.

MBN뉴스 이성훈입니다. [sunghoon@mbn.co.kr]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