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주부 등 8백여 명으로부터 투자금 74억 원을 가로챈 창업 알선업체 대표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적은 돈으로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방송까지 내보내 투자자를 현혹시켰습니다.
이병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한 TV방송의 프로그램입니다.
투잡으로 인스턴트 식품을 파는 창업을 해 큰돈을 벌었다는 내용입니다.
"요즘 제가 밥을 안 먹어도 배부르단 말이 무슨 말인지 안다니까요. 정말 좋아요."
하지만 이들은 모두 연기자, 창업을 유도하기 위해 꾸며낸 이야기입니다.
43살 김 모 씨는 이런 광고에 속아 창업을 했다가 8백여 만 원을 날렸습니다.
수익이 보장된다고 했지만 몇 달이 지나도 물건 하나 팔리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창업 사기 피해자
- "당신네들이 한 달 이내에 돈 200만 원 나온다 했는데 왜 돈이 안 나오냐 하니까. 좀만 기다려보래요, 초기니까."
특히 점포를 열지 않고도 자신들이 섭외한 가게에서 물건을 팔 수 있도록 해 투자자를 유혹했습니다.
▶ 스탠딩 : 이병주 / 기자
- "해당 업체가 물건을 팔아줄 가게라며 계약한 곳입니다. 외진 골목인데다 바로 옆에 또 다른 마트가 있어 찾아오는 손님이 많지 않습니다."
김 씨처럼 이 광고를 보고 창업한 사람은 800여 명.
대부분은 장사가 안돼 한 달 이내에 문을 닫았고, 1천만 원 안팎의 창업비만 날렸습니다.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도록 쓴 불공정한 계약서 탓이었습니다.
▶ 인터뷰 : 신동석 /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지능팀장
- "'3개월 내에 발주가 없으면 자동으로 영업이 해지되는 걸로 보겠다.' 이런 항목이 있는 걸로 봐서는 사전에 잘 안될 것을 예견했던 것으로 판단됩니다."
경찰은 업체 대표 등 23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MBN뉴스 이병주입니다.[freibj@mbn.co.kr]
영상취재 : 유용규 기자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