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1학년 민철(14·가명)이 엄마는 요즘 기분이 너무 좋다. 아들이 공부를 잘해서도 아니고 반에서 인기가 있어서도 아니다. 그렇다고 아들이 천재이기 때문은 더더욱 아니다.
사실 민철이 엄마는 그동안 가슴앓이를 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민철이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 Attention Deficit / Hyperactivity Disorder)가 있기 때문. 다행히 증세가 심하지 않아 학교 생활에는 크게 무리는 없었지만 초등학교 시절부터 엄마는 학교를 수 없이 드나들었다. 스스로 걱정이 되서 간 적도 있지만 담임이 상담을 요구해서 간적이 더 많다.
그때마다 담임 선생은 "민철이가 수업시간 태도가 너무 좋지 않다”는 것이였다. 초등학교 2학년때서야 민철이의 ADHD를 안 민철이 엄마는 당시 절망 그 자체였다고 회상한다. 아빠도 역시 마찬가지.
하지만 관련 의료기관 및 교육기관을 찾아간 이들 부부는 용기를 얻었다. 우선 상태가 심하지 않고 산만하긴 하지만 나름 해소할 수 있는 방안도 제시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약도 조절해가면서 꾸준히 복용했고 따뜻한 말로 부모의 사랑을 직간접적으로 끊임 없이 표현했다.
그래서인지 민철이의 행동은 달라졌다. 특히 생각하는 방식도 부정에서 긍정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달 민철이 엄마는 너무나 기쁜 소식을 들었다. 치료를 위해 민철이가 다니는 곳에서 상담한 결과 "너무나 달라졌다”는 말을 들었다.
상담교사는 "민철 이곳 생활 보고 어떻게 느끼셨나요? 아마 달라진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었을 겁니다”라고 말했다.
실제 그랬다. 민철이가 그린 그림 등이 1년전과는 달라졌다. 악마나 괴상한 그림을 그리고 매사 부정적으로 묘사한 그림도 이제는 모습을 찾기 어려웠고 또 어두운 색도 밝은 색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부모 앞에서 아닌척 해도 그림이나 행동 패턴은 감출수 없다. 그러나 여러면에서 민철이는 분명 달라져 있었다.
민철이 엄마는 "최근 학교 담임 선생님과 면담을 했는데 선생님이 '민철이가 ADHD라는 것을 어머님에게서 듣고 처음 알았다'고 말해 놀랐다”며 "'민철이 보다 심하게 장난치고 산만한 아이들이 많아 그런 생각을 해본적이 없다'고까지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무엇이 민철이를 이렇게 변화시켰을까?
관련 상담사는 "약을 통해 억제하고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이 가장 1차적이지만 비슷한 학생들과의 교감, 학습 등으로도 어느정도 개선이 된다”고 조언했다. 이 상담사는 또 "성장하면서 어느 정도 스스로 산만함을 억제할 수 있는 능력도 작
그는 또 "현재 ADHD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국내외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만큼 시간이 지날 수록 이들에 대한 치료는 더욱 발전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경닷컴 이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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