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60대 아이돌보미의 '억울한 죽음'

【 앵커멘트 】
60대 여성인 아이돌보미가 돌보던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돌아오는 길에 차에 치여 숨졌습니다.
그런데 산재에 따른 사망 보험금을 한 푼도 받기 어렵게 됐습니다.
왜일까요?
한민용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난 8월 73살 방 모 씨는 40년 이상을 함께 산 아내 문 모 씨를 눈앞에서 잃었습니다.

문 씨는 맞벌이 가정의 어린 자녀를 돌보는 아이돌보미로 일하고 있었는데,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준 뒤 집으로 오던 길에 음주운전 차량에 희생된 겁니다.

아이돌보미는 4대 보험 의무 가입자.

그런데 웬일인지 사망 보험금은 한 푼도 받지 못할 형편입니다.

▶ 인터뷰 : 방 모 씨 / 피해 아이돌보미 남편
- "교통비 빼고 나면 최저임금도 안 되는 돈에서 보험금을 갹출을 해놓고 이런 일에는 보상을 못 해준다, 그건 자기네 규정이 그렇다 하기 때문에 그 부분이 억울한 거지…."

실제로 근로복지공단은 문 씨가 근로 중에 숨진게 아니라며 보험금 지급에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근로복지공단 관계자
- "사업장에서 떠난 시간을 종료 시각으로 보거든요. 사실 출퇴근 중 재해가 인정이 돼야 되지 않느냐 논의는 있었는데…. "

하지만 전문가들은 근로 시간의 영역을 좀 더 탄력적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 인터뷰 : 조주은 /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 "어디까지가 업무의 영역이고 아이와 같이 있지 않더라도 업무의 영역이라고 봐야 하는지는 명확한 기준을 빨리 제정을 해야한다."

최저 임금보다도 낮은 보수 탓에 문 씨는 흔한 버스를 타는 것 조차 어려웠습니다.

열악한 환경의 아이돌보미들은 정작 정부로부터는 제대로된 돌봄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한민용입니다. [ myhan@mbn.co.kr ]

영상취재: 최대웅 기자
영상편집: 박기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