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가정 파탄…대법원 "불륜 위법 아니다"

【 앵커멘트 】
이혼은 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부부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가정이 파탄 난 상태에서 아내가 다른 남성과 바람을 피웠다면, 이 남성의 성적 행위는 불법일까요? 아닐까요?
대법원의 판단을 보시죠.
서정표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경제적 문제와 성격 차이 등으로 불화가 계속됐던 50살 박 모 씨 부부.

결국, 아내는 집을 나가버렸고, 남편은 그런 아내를 찾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가출 5년 뒤인 지난 2009년 남편 박 씨는 아내가 다른 남성과 사귄다는 걸 알게 됩니다.

당시는 이혼소송이 한창 진행되고 있을 무렵.

아직 법적 부부상태인 터라 아내 외도에 화가 난 남편은 가정 파탄의 책임이 상대 남성에게 있다며 소송을 냈습니다.

1심 재판부는 상대 남성이 아니더라도 이미 가정이 파탄 난 만큼 책임이 없다고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항소심은 달랐습니다.

결혼한 여성과 부정행위를 한 것 자체가 불법이라는 것.

남편에게 5백만 원을 주라고 판결했습니다.

엇갈린 판결 끝에 대법원은 상대 남성이 불륜을 저지른 게 아니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장기간 별거 등으로 부부생활이 깨져 실질적인 부부라고 볼 수 없고, 회복 가능성도 없어 위법이 아니라는 겁니다.

▶ 인터뷰 : 양승태 / 대법원장
- "(이 사건 성적인 행위가) 부부 공동생활을 침해하거나 방해했다고 볼 수 없고, 또한 그로 인해서 원고(남편)의 부부 공동생활에 관한 권리가 침해되는 손해가 생긴다고 할 수 없으므로…"

▶ 스탠딩 : 서정표 / 기자
- "이번 판결은 부부관계가 이미 깨질 대로 깨졌고, 회복 가능성이 없는 상태에서 바람을 피웠다면 제3자에게 불륜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본 대법원 첫 판단입니다. MBN뉴스 서정표입니다[deep202@mbn.co.kr]"

영상취재:조영민
영상편집:박기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