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을 맞아 고춧가루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10만가구가 김장에 쓸 수 있는 양인 180t(시가 12억원 어치)의 중국산 마른고추를 밀수입한 일당이 세관에 붙잡혔다.
부산본부세관은 18일 중국산 마른 고추를 밀수입하려 한 혐의(관세법 위반)로 김모 씨(42) 등 2명을 구속했다. 또 운반책 이모 씨(49)를 불구속 입건하고 공범 2명을 지명수배했다.
이들은 지난달 28일 부산시 영도구에 있는 보세창고에 반입된 중국산 마른고추 24t을 베트남으로 다시 수출하는 것처럼 세관에 신고하고 나서 보세창고에서 반출하고는 수출 선적 부두로 운송하지 않고 미리 정해 놓은 경남 양산시에 있는 공터로 옮겼다.
이어 컨테이너에 있던 마른고추를 꺼내고 대신에 화장지와 생수를 채워 넣는 속칭 '바꿔치기' 수법으로 마른고추를 빼돌려 밀수입하려다가 정보를 입수하고 뒤쫓아간 세관 직원에게 붙잡혔다.
세관은 이들이 같은 수법으로 밀수입하려고 인천항 등지에 반입해놓은 마른고추 48t을 압수했다. 세관은 이들이 이전에도 같은 수법으로 중국산 마른고추 108t을 밀수입한 사실을 밝혀냈다.
이들이 밀수입했거나 밀수입하려 한 중국산 마른고추는 모두 180t 정도로 약 10만 가구(4인가족 기준)가 김장에 쓸 수 있는 양이라고 세관은 밝혔다.
세관조사 결과 이들은 밀수입 장소 물색, 보세운송, 컨테이너 속 물건 빼내기, 국내 운송·판매 등 각자 역할을 미리 분담해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번에 적발된 마른고추는 냉동 컨테이너가 아닌 일반 컨테이너를 통해 국내로 반입되면서 운송기간 중 상온에 오랜 시간 노출돼 곰팡이가 피는 등 식품검역에서도 부적합했다고 세관은 밝혔다.
이은렬 부산본부세관 홍보담
[부산 = 박동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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