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에게 돈 봉투를 돌린 청도경찰서장이 한국전력에 이 돈을 마련하라고 강요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런데 한전 측은 또 돈을 시공사에게 마련하려고 떠넘긴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이정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경북 청도군에 있는 송전탑 건설 반대 농성장.
한전이 초고압선이 지나가는 송전탑을 지으려고 하면서 물리적인 충돌까지 벌어진 곳입니다.
그런데 농성 텐트 안을 들여다보니 빳빳한 5만 원권이 든 봉투가 즐비합니다.
지난 9월, 당시 청도경찰서장이던 이 모 씨가 본인 이름으로 주민들에게 뿌린 돈입니다.
액수만도 1,700만 원이나 됐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전 서장인 이 모 씨가 한전 측에 강요해 마련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 인터뷰 : 송병일 / 경찰청 지능범죄수사과장
- "주민들의 치료비라든지 기타 위로금 조로 돈 봉투를 전달하면 주민들이 (송전탑 건설에) 수긍할 것으로 판단한 것 같습니다."
한전 측은 처음엔 이 전 서장의 돈 봉투 요구를 거절했다가 결국 돈을 건넸습니다.
게다가 한전 측은 이 돈을 시공사에서 뜯어내 마련했습니다.
자금 대부분도 시공사가 만든 비자금이었습니다.
현지 한전 지사장 이 모 씨가 이 전 서장에게 회식비로 100만 원을 준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이 전 서장과 한전 지사장 등 총 14명을 입건해 검찰에 사건을 넘겼습니다.
MBN뉴스 이정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