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사측의 대화 제의를 완강히 거부하던 외환은행 노동조합이 지난주'조건없는 대화'를 전격 제의하면서 하나-외환은행간 통합작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됐다.
앞서 외환은행 노조는 '2.17 합의서 대상자인 하나금융과 조건을 달지 않고 진정성 있는 대화를 원한다"며 대화를 공식 제의했다.
이에 하나금융측도 "(노조의) 대화 제의를 환영한다"며 "어려운 금융환경에 대한 인식을 같이 하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조건없는 대화'라는 당초 취지에도 불구하고 헛바퀴만 돌고 있는 상태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은행 노조가 지난달 28일 하나금융 측에 '조건 없는 대화'를 제의한 지 열흘이 지나가고 있지만 이렇다 할 진척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히려 29일 하나.외환은행간 통합 이사회 강행으로 최근 분위기는 더욱 싸늘 해졌다.
향후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와의 '간극 좁히기'작업도 순탄치 않아 보인다.
먼저 사측에서는 경영 악화 논리를 내세우며 조기통합을 추진하고 있지만 노조에서는 먼저 가장 효과적인 방안은 2·17 합의서에 기반한 논의가 돼야 한다고 선을 긋고 있다.
또 2.17 계약파기 사항 인정과 대화를 위한 여러가지 조건과 틀을 먼저 갖춰야 공식적인 대화로 넘어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
노사협상 주체를 놓고도 상당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노조는 대화 당사자를 2.17 합의 시 대상자였던'하나금융그룹'로 못 박고 있는 반면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노사간 협상이 먼저'라며 한발 빼는 듯한 모습이다.
양측이 대화의 장에 들어 가서 해결하려는 시도는 하지 않고 눈치만 보며 장외에서 의미없는'샅바 싸움'
금융권에서는 하나·외환은행간 조기통합 갈등을 해결키 위해 하나금융의 경영악화 논리와 외환은행 직원들의 현실적 불안감에 대한 '진정성 있는 접점 찾기'에서 다시 출발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매경닷컴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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