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경찰서는 4일 노인을 대상으로 예금을 인출해 지하철 물품보관함에 넣어두라고 속여 거액을 챙겨온 신종 보이스피싱 사기단 최 모씨(32) 등 3명을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27일 오후 2시께 A씨(80)에게 전화해 "경찰인데 당신 계좌가 위험하니 우리가 지켜주겠다"며 "금융감독원 직원이 출동할테니 계좌의 모든 돈을 신천역 보관함에 넣어두라"고 지시했다. 이에 덜컥 겁이 난 A씨는 평생 모은 돈 1억1000만원을 전부 인출했다. 오후 5시께 송파구 잠실동 신천역 물품보관함에 넣어뒀다가 뒤늦게 이상한 기운을 감지하고선 경찰에 신고했으나 보관함은 이미 텅 빈 상태였다.
최씨 등은 이같은 수법으로 지난달 10일부터 27일 사이 6명으로부터 총 3억7000만원을 가로챘다. 주 범행 대상은 70세 이상의 노인들이었다. 이들은 경찰, 금감원 직원 등을 사칭해 무작위로 전화를 돌려 연락이 닿은 피해자들의 돈을 빼돌렸다. 경찰 관계자는 "기존 보이스피싱 수법이 먹히지 않자 전국에 있는 피해자를 직접 찾아가 위조된 금감원 신분증을 제시하며 현금을 받아가는 방식을 썼다"고 설명했다.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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