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의 악몽…무너진 시민의식에 '무법천지'

【 앵커멘트 】
미국에서 매년 10월 31일이면 열리는 핼러윈데이, 국내에도 하나의 축제로 자리 잡았는데요.
핼러윈데이에 무질서와 추태로 서울 이태원은 밤새 몸살을 앓았습니다.
박준우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배트맨과 바니걸, 교복과 제복, 심지어 경찰 근무복까지.

개성을 살린 각양각색의 의상을 입은 사람들로 거리는 발 디딜 틈조차 없습니다.

핼러윈데이를 맞은 서울 이태원의 밤거리 모습입니다.

▶ 인터뷰 : 알렉산더 / 핼러윈데이 파티 참가자 (미국인)
- "정말 멋져요. 무엇보다 서양 문화인 핼러윈데이를 한국인이 체험하고 외국인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기대했던 어울림의 장은 금새 막장으로 바뀝니다.

도로를 가로막은 채 통화하는 외국인, 보행자들이 차도를 점령해 구급차, 경찰 순찰차도 길이 막혔습니다.

길 가장자리에는 쓰레기들이 산더미처럼 쌓였습니다.

▶ 스탠딩 : 박준우 / 기자
- "시민들이 버린 갖가지 쓰레기들이 길가를 따라 끝도 없이 널려 있고, 먹다 남은 음료수들도 눈에 띕니다."

"완전 쓰레기장이지. 이게 동네예요 이게!"

술에 취해 업혀가는 사람, 노상에서 잠자는 사람.

말그대로 무법천지가 되다보니 경찰 신고 건수는 평소보다 3배 이상 늘었습니다.

▶ 인터뷰 : 경찰 관계자
- "오늘 방금까지 96건인데, 평소의 3~4배는 되는 것 같습니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새로운 축제문화로 자리잡은 핼러윈데이.

▶ 인터뷰 : 배정아 / 핼러윈데이 파티 참가자
- "이거는 도가 지나친 것 같아요. 핼러윈이란 문화가 좋긴 좋은데 이건 외도인 것 같아요."

미성숙한 시민의식과 도를 넘은 추태로 외국인과의 화합이라는 애초 의미가 퇴색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준우입니다. [ideabank@mbn.co.kr]

영상취재 : 조영민 기자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