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열린 전국 고등부 태권도 대회에서 승부 조작이 또 드러났습니다.
품새대회를 했는데, 누가봐도 이상한 팀이 우승했습니다.
함께 보시죠.
이정호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해 열린 한 태권도 고등부 경기.
정해진 동작을 여러 선수가 동시에 맞춰야 높은 점수를 받는 종목인 품새입니다.
절도 있는 동작에 관중석에선 환호성까지 터져 나옵니다.
(현장음)
이번엔 상대 팀.
다리 하나로 곧게 서는 자세를 보이다 한 선수가 중심을 잃고 기우뚱거립니다.
먼저 경기했던 팀에서 실수가 없었던 것과 확연히 구분됩니다.
그런데 심판 5명 모두 자세가 흐트러진 선수가 소속된 팀인 홍팀이 이겼다며 붉은 깃발을 일제히 듭니다.
진 팀 코치가 화가나 강력히 항의합니다.
▶ 인터뷰 : 패배팀 코치
- "동작이 안 나오는데 어떻게 이겨?"
전문가들도 경기 결과가 이상하다는 반응입니다.
▶ 인터뷰 : 김성천 / 서울시태권도협회 전 부회장
- "흔들리면 안 되거든요. 흔들려서 실수도 있었고, 이 품새는 제가 볼 때에는 문제가 많이 있는 걸로…."
경찰 수사 결과, 이 경기의 승부는 조작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대한장애인태권도협회 심판 부의장 김 모 씨가 지인의 아들이 낀 팀을 우승하게 해달라고 청탁했습니다.
결국 심판 5명이 부정 심사를 한 겁니다.
▶ 인터뷰 : 김도상 / 경찰청 특수수사과 팀장
- "(심판이 승부조작) 지시를 거부하면 심판으로 위촉을 받지 못하게 되고 생활고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
김 모 심판 부의장은 사전 공모나 금품 수수는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승부 조작으로 이긴 팀은 결국 우승을 차지했고, 선수 2명은 이 성적으로 대학에 입학했습니다.
경찰은 심판 부의장 김 모 씨 등 2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MBN뉴스 이정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