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태권도계의 심사 부정, 또 하나가 추가됐습니다.
누가 봐도 기량이 떨어지는 팀에 점수를 몰아 준 승부조작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정호 기자입니다.
【 기자 】
선수 4명이 태권도 단체 경기를 벌입니다.
정해진 동작을 한 몸처럼 동시에 해낼수록 높은 점수를 받는, 품새라는 종목입니다.
그런데 한 선수가 한 다리로 서는 자세를 보이던 중 중심을 잃고 기우뚱거립니다.
상대 팀 선수들은 군더더기 동작 없이 깔끔하게 경기를 끝낸 상황.
그런데 어쩐 일인지 심판 5명 모두 자세가 흐트러진 선수가 소속된 홍팀이 승리했다며 일제히 붉은 깃발을 듭니다.
진 팀 코치가 뛰쳐나오며 강력히 항의하지만 심판들은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경찰 수사 결과, 이 경기는 태권도계 고위 관계자들이 개입해 승부를 조작한 것으로, 4강전에서 승리한 홍팀은 결국 최종 우승까지 차지했습니다.
대한장애인태권도협회 심판부의장 김 모 씨가 같은 협회의 또 다른 부의장인 전 씨에게 청탁하고 전 씨는 심판 5명에게 심사 부정을 지시했습니다.
▶ 인터뷰 : 김도상 / 경찰청 특수수사과 팀장
- "(심판이 승부조작) 지시를 거부하면 심판으로 위촉을 받지 못하게 되고 생활고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승부조작을 지시한 심판부의장 김 모 씨는 홍팀에 자신과 친한 서울시 태권도협회 전무이사의 아들이 있어 도와 준 것이라며 사전공모나 금품수수는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경찰은 승부조작을 청탁하고 지시한 장애인태권도협회 부의장 김 모 씨와 전 모 씨를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MBN뉴스 이정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