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된 2살짜리 여아가 숨진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외부 충격에 따른 머릿속 출혈이 직접적 사인"이라고 밝혔습니다.
울산지방경찰청은 지난 26일 숨진 A양의 시신을 27일 부검한 결과 '외상성 경막하 출혈'이 사인으로 규명됐다고 밝혔습니다.
경막은 뇌와 척수를 둘러싼 3겹의 뇌막 중 가장 바깥에 있는 막입니다.
즉 외부 충격의 영향으로 머리뼈 속에 있는 경막 아래 출혈이 발생, A양이 숨졌다는 뜻입니다.
특히 부검을 위해 A양의 머리카락을 깎자 겉으로 보이지 않던 상처가 드러났다고 경찰은 설명했습니다.
정남권 울산경찰청 여성청소년과장은 "머리에 충격을 당하거나 어린 아이의 경우 머리를 심하게 흔들면 경막하 출혈이 일어날 수 있다"면서 "이번에는 머리 상처와 경막하 출혈이 동시에 발견된 점으로 미뤄 두 요인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다시 말해 누군가 머리를 때려 A양이 숨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일단 경찰은 A양의 어머니 B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긴급체포한 상태입니다.
B씨는 26일 오후 3시 36분쯤 "아이가 제대로 숨을 못 쉰다"며 119에 신고, A양을 병원으로 옮기도록 했습니다.
당시 경찰은 숨진 A양의 엉덩이와 다리에 멍 자국이 있는 것을 발견했으며, B씨에 대한 조사에서 "플라스틱 자로 몇 대 때렸다"는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경찰이 밝힌 B씨 진술에 따르면 B씨는 토요일인 25일 저녁에 A양이 쇠젓가락을 콘센트 구멍에 집어넣으며 노는 것을 보고 훈육 목적으로 플라스틱 자로 엉덩이와 다리를 때렸습니다.
그러나 이튿날 오전 3시 30분쯤 A양이 고열 증세를 보였습니다.
B씨는 해열제를 먹였지만, A양이 토하는 등 제대로 먹지 못하자 항문으로 좌약을 넣었습니다.
이후 오전 10시쯤 A양의 몸에 힘이 없는 것을 보고 팔다리를 주무르며 돌보던 B씨는 오후에 A양의 호흡이 약해지자 119에 신고했습니다.
조사결과 남편과의 사이에 13살 딸과 10살 아들을 둔 B씨는 작년 12월에 A양을 입양했습니다.
경찰은 최초 신고자이자 체벌을 자백한 B씨가 A양의 머리를 때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울산경찰청은 수사전담반을 설치, A양이 외상을 입은 경위를 집중
경찰은 B씨를 상대로 말하지 않은 요인이 있는지 다시 조사하는 한편, 나머지 가족과 이웃 등을 상대로도 평소 아동학대를 의심할 만한 행동이 있었는지를 조사할 예정입니다.
이와 함께 A양이 피보험자로 설정된 보험이 있는지도 점검할 예정입니다.
특히 경찰은 입양심사 등 절차에 문제가 없었는지도 수사한다는 방침입니다.